노이만이 연 시대적 지평
시대를 관통하는 U 67의 초월적 감각.
원뿔형 보디와 점점 좁아지는 헤드 그릴의 마이크. ‘U 67’은 변하지 않는 디자인과 사운드로 하나의 지위를 획득한 모델이다. 특유의 깊이 있고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에는 뭘 더하고 뺄 수도 없을 테니, 그 자체로 시대적 아이콘이 되었다. U 67을 사용한 뮤지션의 이름도 걸출하다. 비틀스의 , 레드 제플린의 , 데이비드 보위의 등 전설이 된 명반을 접하다 보면 U 67의 풍성하고 품격 있는 음색을 체험할 수 있다. 대형 다이어프램을 사용해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도 균일한 응답을 제공하고 미세한 소리까지 섬세하게 담아낸 덕분이다. U 67은 지향성, 무지향성, 그리고 양지향성(8자형)의 세 가지 극성 패턴을 지원해 다양한 녹음 환경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보컬 녹음뿐 아니라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피아노, 드럼, 어쿠스틱 및 일렉트릭 기타 등 모든 악기가 본연의 소리를 품어낼 수 있다. U 67이 록 밴드의 부흥기였던 1960~1970년대 가장 빛을 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밴드 내 다양한 악기의 성격을 그대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할 테니까.
이 모델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특성은 ‘근접 마이킹’ 기능이다. 마이크를 보컬리스트와 악기 등에 가까이 세팅해 음원에 깊이와 폭을 더하는 이 기법은 U 67이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전환 가능한 로 컷 필터를 장착해 저주파 대역의 소리가 강조되는 근접 효과를 교정해주며, -10dB 패드를 장착해 큰 소리를 녹음할 때 신호 왜곡을 방지한다. 그런가 하면 라디오 방송이나 오디오를 녹음할 때는 선명한 음질을 배가한다. 튜브 내부에 ‘프리-엠퍼시스’와 ‘디-엠퍼시스’ 기법을 적용한 덕분에 고주파 대역의 손실을 막고, 원본 오디오 신호를 정확하게 재현해 왜곡 없이 선명한 소리를 전달한다.
1969년에 발매한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 . 그로부터 약 55년이 지난 지금, U 67은 그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녹음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마이크의 따스한 소리는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덧붙여 새로운 세대의 음악 작업에서도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시대가 지났음에도 부드러운 중저역과 시원한 입력레벨을 갖춘 스튜디오 마이크는 희소성을 지닌다. 이는 U 67이 단순한 녹음 장비가 아니라 현대 음악사의 중요한 아이콘으로 다가섰음을 여실히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