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잔향의 보디 제품 8
출근길부터 퇴근길까지, 묵묵하게 곁을 지키는 향.
TOM FORD BEAUTY
여름 향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톰 포드의 네롤리 포르토피노 시리즈를 보디 스프레이로 사용해보자. 보디 스프레이는 분사력이 뛰어나 향수처럼 국소 부위가 아닌 몸 전반에 걸쳐 뿌리기 좋고, 향이 가벼워 부담스럽지 않다. 향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비결은 스프레이를 뿌리는 타이밍이다. 샤워 직후 온몸의 모공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뿌리면 모공이 닫힐 때 향을 붙들어 해당 향기가 살 냄새로 오랜 시간 머문다. 네롤리 포르토피노 올 오버 보디 스프레이.
AĒSOP
데오도란트가 땀을 억제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왕왕 있는데, 땀이 나지 않게 하는 게 아니라 땀 냄새를 억제하는 것이다. 11가지 오일을 배합해 싸하면서도 깨끗하고 상쾌한 아로마 향을 내는 이솝의 데오도란트는 뿌리는 형태라 겨드랑이뿐 아니라 팔꿈치 안쪽, 오금, 사타구니 등 땀이 나서 접히는 곳에 폭넓게 사용하기 좋다. 이런 부위는 체온이 높고 정맥이 흐르는 곳이라 향도 더 잘 퍼진다. 허벌 데오도란트.
HERMÈS
향수를 뿌리지 않았는데도 묘하게 좋은 향이 나는 사람이 있다. 발향의 원인은 보디로션인 경우가 많다. 향을 오래도록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기체의 성질을 이용한다. 보디로션을 몸 전체에 바른 뒤 하체에 한 번 더 집중적으로 발라보자. 하체를 움직일 때마다 향이 주변으로 빠르게 번질 것이다. 르 뱅 에르메스 컬렉션처럼 향기에 집중한 제품을 활용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오 드 시트론 느와 모이스춰라이징 보디 로션.
DIPTYQUE
남녀를 불문하고 머리카락에서 좋은 향이 나면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된다. 향이 오래가는 샴푸를 찾아 헤매는 것보다 쉬운 방법은 바로 헤어 미스트를 뿌리는 것. 머리를 말린 뒤 살짝 젖은 상태에서 에센스와 함께 헤어 미스트를 뿌리면 고깃집에 가지 않는 이상 하루 종일 향이 은은하게 지속된다. 머리카락을 젖은 채 방치할 경우 두피에 균이 번식해 특유의 정수리 냄새가 나는 만큼 에센스와 미스트를 뿌린 뒤 머리카락을 완벽하게 건조해야 한다. 헤어 미스트 플레르 드 뽀.
LE LABO
노출이 잦은 여름엔 무릎과 팔꿈치, 발뒤꿈치처럼 쉽게 거칠어지는 부위의 보습에 신경써야 한다. 거친 정도가 지나치다면 밤을 활용하자. 집에 흔히 구비된 바세린을 바르면 되는데, 여기에 좋은 향까지 내고 싶다면 그 위에 향수를 뿌린다. 바세린에 묻은 향수의 알코올 성분이 천천히 날아가면서 향이 갑절이나 오래간다. 이것저것 귀찮은 남성이라면 애초에 향이 첨가된 르 라보의 밤을 추천한다. 베르가모트와 라벤더, 바이올렛, 통카빈이 섞여 바버숍이나 시가 바에서 맡을 법한 클래식하면서 코끝을 톡 쏘는 알싸한 향이나 고체 향수처럼 휴대하며 쓸 수 있다. 멀티 퍼포즈 밤.
MALIN+GOETZ
데오도란트는 애초에 불쾌한 냄새를 가려주는 역할이라 잘만 바르면 잔향을 오래 남길 수 있다. 단, 사용하기 전 겨드랑이 관리가 중요하다. 땀구멍을 막는 각질 제거가 핵심이다. 스크럽으로 부드럽게 문지르거나 스킨을 묻힌 화장솜으로 깨끗이 닦아낸 뒤 데오도란트를 바르자. 제대로 말린 뒤 제품을 발라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자극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것 역시 지양한다. 이를테면 합성향료 대신 항균 작용을 하는 유칼립투스 추출물을 넣은 멜린앤게츠 데오도란트처럼 순한 제품이어야 수시로 발라도 자극이 없다. 유칼립투스 데오도란트.
LUSH
운동이나 등산 등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을 할 때, 땀 냄새를 감추고 향기를 내고 싶다면 파우더 타입이 효과적이
다. 조금 생경하겠지만, 베이비 파우더의 성인용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가루 형태 데오도란트는 파우더가 땀을 흡수하면서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한다. 재스민과 베티베르 뿌리에서 추출한 오일, 코코아 버터가 섞여 진짜 어른같은 깊은 향을 내는 실키 언더웨어.
SANTA MARIA NOVELLA
향수와 보디 오일을 함께 사용하면 오일 입자가 향기를 잡아주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 향을 즐길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향수를 뿌리기 전 보디 오일로 가볍게 마사지한 뒤 해당 부위에 향수를 뿌릴 것. 출근 전 뿌린 향수의 잔향이 퇴근길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로사 가데니아 향은 플로럴 계열이 여성적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깬, 남성에게도 매우 잘 어울리는 향이다. 올리오 코스메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