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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뮤직앤픽처스 하종욱 대표의 오디오 컬렉션

빈티지부터 하이파이까지.
다양한 오디오 컬렉션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

동경, 탐욕, 병적.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마장뮤직앤픽처스 하종욱 대표의 컬렉션과 떼놓을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던 그의 탐욕은 지나칠 정도의 취미로 변모했고, 약 3만 장의 LP, 1000개의 오디오 컬렉션이 되었다. 10~20대 때 관심만큼 오디오를 사지 못했던 결핍과 아쉬움이 집착에 빠지게 한 것.

오랜 세월 오디오를 모아온 그는 여전히 습관처럼 잠들기 전, 그리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중고장터에 나온 기기를 살핀다. 현재 위시 리스트에 있는 제품은 ‘YAMAHA GT-2000’ 턴테이블. 얼마 전 구입한 ‘YAMAHA GT CD 2’라는 CDP와 짝을 이루고 싶어서다. 하종욱 대표는 “세상에는 훌륭한 음향 기기가 정말 많다. 그걸 다 들을 수 있는 시간과 재력을 갖긴 어렵기 때문에 주로 고전의 명기를 선택한다. 새로운 제품은 리뷰를 꼼꼼히 살피고 내가 가진 기기와 잘 어울릴지를 염두에 둔다”며 “오디오를 공부하고, 매물을 찾고, 구매하는 과정 자체가 아직도 큰 기쁨”이라고 말한다. 다수, 다종의 음향 기기를 보유했기에 대표가 애용하는 오디오, 앰프 조합은 매 분기에 바뀐다. 이런저런 조합으로 매칭하고 시도해보는 것도 수집의 묘미 중 하나라고. 하지만 좋은 소리를 자아내는 데에는 고유한 조합과 나름의 법칙이 있기 때문에 순정의 조합, 특정 브랜드가 하나의 세트로 출시해 당대 최고로 꼽히는 조합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가 LP를 조금씩 사 모으고, 듣고, 음악에 대한 식견을 넓혀온 과정이 40년 가까이 되지만 수집한 LP 컬렉션 중에는 아직도 못 들은 게 많다. 공간 전체가 곧 오디오인 집에서 주말마다 새로운 LP, 좋아하는 LP를 꺼내 감상하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취미다.

데카 데콜라(Decca Decola) 장전축
약 7년 전 구입한 1960년대 스테레오. 오디오 잡지를 통해 처음 접하고 미술품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당대 영국 오디오 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이다. 스테레오 타입 3개, 모노타입 2개를 보유 중이다.

쿼드(Quad) 405-2, 34, FM 4
말하자면 첫사랑 같은 오디오 세트. 1998년 첫 직장 퇴사 후 퇴직금으로 샀다. 순서대로 파워앰프, 프리앰프, 튜너인데 어떤 기기와 조합해도 담백하지만 고소한 식빵처럼 정직한 소리를 낸다. 새롭고 좋은 오디오를 들이면서 잘 듣지 않게 돼 팔았지만, 그 소리가 그리워 3년 전 중고를 찾아 다시 구매했다.

스튜더(Studer) A 820
1990년대 후반까지 방송국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릴 데크 플레이어(reel deck player). 디지털화되면서 고물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약 8년 전부터 그 가치를 재평가받았다. 그중 프리미엄 제품인 스튜더 A 820을 가졌다는 사실이 은근한 자부심이 되고, 소리 역시 근사하다.

비틀스 박스 세트
1970년대 중반 출시해 금장으로 멤버들 사인을 새긴 블루 카세트와 LP 박스 세트, EP와 싱글 레코드판 컬렉션, 7인치 싱글 바이닐만 모은 싱글 LP 박스. 2000년대 후반 한정반으로 공개한 비틀스 리마스터 스테레오 CD 전집, 스테레오 & 모노 LP 박스 세트, CD EP 컬렉션, 오리지널 모노사운드를 재현한 화이트 컬러의 비틀스 인 모노 박스 세트, 최초 발매한 존 레넌 솔로 LP 박스까지 기어코 비틀스 에디션을 다 모았다.

소니 FH 시리즈
컴포넌트 오디오에 속하는 소니 시리즈를 거의 다 보유하고 있다. 한두 개를 사면 출시 연도와 컬러별로 다 모아야 하는 집착 때문. 수집 기기가 일부 추가될 때 한 번씩 쌓아 높이를 재는데, 최근 몇개의 탑으로 나눠 쌓은 뒤 잰 높이가 아파트 60층 높이와 비슷했다. 카세트, CD 플레이어, 턴테이블을 모두 탑재한, 당대 전자 산업 기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종욱
음악 칼럼니스트, 음반 프로듀서, 공연 연출 등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일을 하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LP 생산 전 공정을 보유한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음악 애호가로서 수집한 LP는 약 3만 장, 오디오는 1000개 정도 된다.

에디터 김지수 사진 정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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