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페라리 아말피 스파이더와 함께
지중해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페라리가 새롭게 선보인 오픈톱 GT, 아말피 스파이더를 그리스 아테네에서 직접 시승했다. 인천을 출발해 암스테르담을 거쳐 아테네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오전 일정을 마친 뒤, 오후부터 약 180km에 달하는 시승 코스에 올랐다. 이번 출장은 아말피 스파이더의 성격을 직접 확인하기에 충분한 일정이었다. 게다가 그리스와 페라리라니, 이 조합은 반칙에 가깝지않은가. 눈부신 지중해와 새하얀 도시, 작렬하는 태양과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도로. 이런 풍경에 자동차 한 대만 세워두어도 영화의 한 장면이 될 테니까. 그런데 그 차가 하필 페라리라면 이야기가 더 드라마틱해진다. 풍경이 자동차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풍경의 일부가 된다. 아테네에 도착한 첫날, 호텔로 향하는 차 안에서 창밖으로 해안 풍경이 이어졌다. 강렬한 햇빛 아래 짙푸른 바다와 하얀 건물이 번갈아 시야에 들어왔다. 내일이면 저 길 위에서 아말피 스파이더의 스티어링 휠을 직접 잡는다. 장거리 이동으로 몸은 지쳤지만, 다음 날 일정이 기다려졌다.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하루를 시작한 뒤 프라이빗 투어와 점심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1시 30분, 드디어 시승에 나섰다.
처음 마주한 아말피 스파이더는 낮고 길게 뻗은 보닛과 매끄럽게 이어지는 차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기존 아말피의 비율과 조형미를 유지하면서 패브릭 소프트톱을 더해 GT와 스파이더 사이의 균형을 잡았다. 루프를 닫았을 때는 정제된 GT의 인상이 강하고, 열면 차체의 선이 더욱 또렷해진다. 소프트톱은 시속 60km 이하에서 주행 중에도 열고 닫을 수 있으며 개폐 시간은 13.5초. 패브릭 구조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차체의 실루엣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실제로 루프를 열고 닫는 과정은 자연스러웠다. 오픈톱을 위해 별도의 상황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 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실내는 운전자와 동승자를 각각 감싸는 듀얼 콕핏 구조로 구성됐다. 스티어링 휠에는 물리적인 조작 버튼을 적용했고, 페라리의 상징적인 스타트 버튼도 다시 적용했다. 디지털 기능을 담으면서도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는 감각을 남겨둔 구성이다. 시동을 걸자 V8 엔진의 사운드가 실내를 채웠다. 아말피 스파이더에는 3.9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760Nm를 발휘하며 8단 F1 DCT 변속기를 조합한다. 0→100km/h 가속은 3.3초, 최고속도는 320km/h.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중요한 것은 이 성능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였다.
처음에는 주변 풍경을 살피며 천천히 달렸다. 루프를 열자 바람과 엔진음이 동시에 실내로 들어왔다. 도심을 벗어나 해안도로에 접어들면서 속도를 높였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회전수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V8의 성격이 선명해졌다. 루프가 열린 상태에서는 엔진음과 배기음이 훨씬 직접적으로 들렸다. 가속과 함께 차체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고, 굽이치는 도로에서는 스티어링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이어졌다. 아테네의 해안도로는 아말피 스파이더의 두 가지 성격을 확인하기에 좋은 무대였다. 풍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달릴 수도 있고, 도로가 열리면 페라리다운 성능을 충분히 끌어낼 수도 있다. 약 180km의 시승 코스에는 해안도로와 와인딩, 고속 주행 구간이 고르게 포함됐다. 초반에는 주변 풍경을 살피며 달렸지만, 굽이치는 길에 들어서자 운전에 집중하게 됐다. 코너에서 차체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빠르고 정확했고,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는 구간에서도 차가 운전자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과 ABS Evo, 사이드 슬립 컨트롤 6.1 등 페라리의 주행 제어 기술이 차체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다듬는다. 후면의 액티브 스포일러 역시 주행 상황에 따라 다운포스를 조절한다.
그러면서도 차는 과하게 긴장시키지 않았다. 속도를 낮추면 아말피 스파이더는 다시 GT의 얼굴을 드러낸다. 루프를 닫으면 외부 소음이 줄어들고, 5중 구조의 패브릭 소프트톱은 오픈톱에서도 정숙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트렁크 용량은 루프를 닫았을 때 255리터, 열었을 때 172리터. 장거리 여행을 고려한 실용성도 충분하다. 이 지점에서 아말피 스파이더의 방향성이 분명해진다. 빠르게 달릴 때는 페라리답게 민첩하고, 속도를 낮추면 편안한 GT가 된다. 루프를 열면 오픈톱 특유의 개방감을 즐길 수 있고, 닫으면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차로 돌아온다. 성능과 편안함, 개방감과 실용성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은 구성이다.



시승 중간 멋진 풍경이 보이면 잠시 차를 세웠다.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 다시 차를 바라봤다. 루프를 열었을 때 차체의 비율이 더욱 선명해졌다. 패브릭 소프트톱은 접힌 상태에서도 차의 전체적인 실루엣을 해치지 않는다. 오픈톱을 만들면서도 페라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디자인의 균형을 유지한 셈이다. 다시 운전석에 올라 남은 길을 달렸다.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아말피 스파이더의 성격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이 차는 극단적인 퍼포먼스만을 앞세운 스포츠카와는 방향이 다르다. 640마력 V8과 3.3초의 가속 성능을 갖췄지만, 동시에 편안한 주행과 오픈톱의 개방감, 장거리 여행을 위한 실용성까지 함께 고려했다. 무엇보다 루프를 여는 순간 자동차의 성격이 달라진다. 닫았을 때는 우아한 GT로, 열었을 때는 보다 직접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스파이더로 변한다. 페라리가 이야기하는 ‘우아함과 스포티함’이라는 두 가지 성격이 실제 주행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번 시승에서 확인한 것은 단순히 페라리가 얼마나 빠른가가 아니었다. 아말피 스파이더는 강력한 엔진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오픈톱 GT에 필요한 편안함과 실용성을 함께 갖췄다는 것이다. 결국 이 차의 매력은 한 가지 성격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필요할 때는 페라리답게 빠르고, 원할 때는 GT답게 여유롭다. 루프 하나를 여닫는 것만으로도 주행의 방식이 달라진다. 아테네의 해안도로는 그 복합적인 성격을 확인하기에 꽤 좋은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