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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로 떠나는 예술 여행

먹고 마시고 향유하는 여름.

SUMMER IN SOUTHERN FRANCE

폴 세잔의 고향, 엑상프로방스

루이즈 부르주아의 ‘웅크린 거미’ 작품이 인상적인 샤토라 코스트 풍경.

엑상프로방스는 인상파 화가 폴 세잔이 나고 자란 도시다. 지역 곳곳의 세잔이 살던 집, 그의 아버지 별장, 말년에 자주 찾았다는 비베무스 채석장 등 예술가의 일생이 지나간 흔적을 좇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에서도 세잔 아틀리에는 그가 죽기 전까지 예술혼을 불태운 작업실 내부를 그대로 전시한 곳이다. 당시 사용하던 작업 도구, 책상, 꽃병, 의자 등 물건으로 공간을 재현해 세잔이 작업에 몰두하는 듯한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엑상프로방스 북쪽으로 이동하면 광활한 포도원이 하나 있다. 낯설지만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샤토 라코스트. 와이너리지만 와인 문화와 현대미술,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데다 카페, 레스토랑, 호텔까지 갖춰 ‘건축 예술 산책로’라 불린다. 호수 위에 저명한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의 ‘웅크린 거미’(2003)를 설치하거나 군데군데 이우환 작가의 ‘하우스 오브 에어’(2014), 장 미셸 오토니엘의 ‘대적십자’(2007-2008)를 놓는 등 30개가 훌쩍 넘는 작품을 공간과 어우러지게 두었다. 건물을 디자인하고 지을 때도 세심하게 공들였다.
성당과 아트 센터, 카페, 레스토랑과 호텔 빌라 라 코스트 입구 설계는 모두 안도 다다오가 맡았고, 야외 콘서트홀 파비용 드 무지크는 프랭크 게리의 손길이 닿았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가 생전에 디자인한 파빌리온까지 완공되었다. 샤토 라 코스트 안으로 들어서 내부 구석구석 둘러보다 보면 눈에 띄는 모든 것이 가히 예술이다.

구시가지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엑상프로방스에는 여전히 17~18세기에 지은 건물들이 남아 있다. 빌라 갤리치 역시 18세기에 지은 호텔이다. 흥미로운 점은, 세 명의 친구가 전에 없던 전통 별장 스타일의 호텔을 만들기 위해 합심해 탄생한 곳이라는 것. 화려한 객실 벽지, 캐노피 침대, 궁전 같은 욕실 등 프로방스 저택에 이탈리아 스타일을 가미해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총 23개 객실과 스위트룸이 있고, 분리된 정원이 딸린 룸에는 ‘빌라 세잔’, ‘빌라 피카소’라고 화가의 이름을 붙였다. 우아하게 조성한 2헥타르(2만m2) 규모의 정원과 그 안에 자리한 수영장은 프라이빗하게 이용 가능하다.

화가 폴 세잔의 고향이자 에밀 졸라, 알베르 카뮈와 같은 문학인들이 드나들던 곳,엑상프로방스.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그들이 남긴 자취를 발견할 수 있는 이 도시와 분명 사랑에 빠지고 말 것이다.

마티스도 반한 휴양지, 니스

해변이 보이는 아난타라 플라자 니스 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

마세나 광장 근처에 아난타라 플라자 니스 호텔이 문을 열었다. 지중해 전망을 조망하는 이 고급 호텔에는 5성급 이상의 특별함이 있다. 바로 벨 에포크 시대 건물을 레노베이션한 호텔이기 때문이다. 해변 파노라마가 그림처럼 펼쳐진 루프톱 바 씬 바이 올리비에르에서 네그로니를 한 잔 마시거나 레 콜로나드 레스토랑에서 캐비아 바를 즐기는 순간 <위대한 개츠비>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앙리 마티스와 마르크 샤갈이 사랑해 마지않던 니스는 두 예술가가 여생을 보낸 도시다. 덕분에 니스 마티스 미술관은 그와 후손들이 기증한 작품으로 가득하며, 샤갈 미술관은 450점 이상 샤갈의 작품을 보관 중이다. 아름다운 니스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작품을 찬찬히 눈에 담다 보면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해산물 레스토랑 페이셰스는 빠질 수 없는 여행 필수 코스. 시청과 오페라하우스 근처에 있는 식당은 작은 비스트로지만, 수준급 요리를 내보인다. 세비체, 카르파초 등 신선한 해물을 사용한 타파스 요리가 대표 메뉴다. 페이셰스 테라스석에 앉아 적당히 뜨거운 니스의 햇빛을 만끽하며 미식을 누려보자.

도시에서 예술 산책, 예르

빌라 카르미냑 앞에 펼쳐진 조경.

코트다쥐르에서 가장 오래된 휴양지 예르의 분위기는 한적하다. 국내에는 다른 남프랑스 휴양지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예르를 꼭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바로 포르크롤섬에 비밀스럽게 자리한 카르미냑 재단이다. 카르미냑 재단은 억만장자 사업가 에두아르 카르미냑이 현대미술 작품을 수집·후원하고자 세운 곳으로, 그의 아들 샤를 카르미냑이 2018년 대중에게 처음 공개했다. 팬데믹 기간 운영을 잠정 중단했지만, 지난 4월 근사한 모습으로 재개장했다. 이곳에선 장 미쉘 바스키아, 우고 론디노네, 알렉산더 칼더 등 거장의 작품은 물론 진행 중인 <이너 아일랜드> 전시를 통해 팝 아티스트 로이 릭턴스타인 외 50인이 포르크롤섬에서 영감받아 만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광활한 자연 속에 조각품을 배치한 야외 정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폿 중 하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예술을 향유하다 허기가 지면 바로 옆에 위치한 르 푸아송 이브르로 향하자. 매달 메뉴가 바뀌는 데다 로컬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요리가 일품이다. 마지막 일정은 힐튼 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웰니스 리조트, 르 아모데 페스키에를 추천한다. 플라주 데 페스키에 해변 10분 거리에 위치하며 유목, 돌, 모래 등 자연 건축 재료로 만들어 더없이 편안한 휴식으로 안내한다.

미켈 바르셀로가 빌라 카르미냑을 위해 그린 특별한 그림, ‘Not Yet Titled’(2018).
에디터 김지수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