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SUMMIT
산악 원정대의 방한복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몽클레르가 선구자들의 정신을 담은 ‘리아이콘(Re/Icons)’ 컬렉션을 선보인다.

1954년, 이탈리아 산악인 아킬레 콤파뇨니와 리노 라체델리가 해발 8,611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 정상에 올랐다. 인류 최초의 K2 등정이라는 역사적인 순간, 두 사람이 입고 있던 옷은 몽클레르의 다운재킷 ‘카라코룸(Karakorum)’이었다. 이후 몽클레르는 1955년 마칼루 원정대와 1968년 그레노블 동계 올림픽 프랑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팀에 장비를 공급하며 산악 전문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몽클레르가 산을 벗어나 도시로 내려온 것은 1980년대다. 당시 밀라노를 중심으로 등장한 유스컬처 ‘파니나리(미국식 캐주얼웨어와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조합하는 스타일링)’의 영향으로 몽클레르 다운재킷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를 계기로 기능성 의류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2026 F/W ‘리아이콘(Re/Icons)’ 컬렉션은 이러한 브랜드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서 출발한다. 그 중심에는 아카이브 속 네 가지 상징적 디자인이 있다. 1954년 처음 선보인 카라코룸 재킷은 K2 원정대의 방한복을 토대로 재해석했다. 오리지널 모델이 다운을 채운 면 겉감으로 제작됐다면, 새로운 카라코룸은 광택감 있는 10데니어 마이크로 립스톱을 사용해 한층 가벼워졌다. 대형 포켓과 탈착식 후드, 백팩처럼 멜 수 있는 내부 숄더 스트랩 등 카라코룸을 상징하는 디테일은 그대로 담았다.



1980년대 파니나리 문화를 상징하던 다운재킷 ‘베로네(Verone)’는 매트한 마이크로 코튼 소재와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재해석했다. 2009년 출시 후 브랜드의 대표 모델 ‘마야(Maya)’로 발전한 ‘히말라야(Himalaya)’는 부드럽고 매트한 질감의 코튼・나일론 혼방 소재를 사용했고, ‘팁(Tibb)’ 베스트는 리버서블 디자인과 넉넉한 실루엣으로 변화를 주었다. 디테일에도 브랜드의 역사가 스며 있다. 서로 다른 톤을 겹쳐 깊이감을 더하는 카마이유(Cama eu) 배색 기법을 적용하고, 주머니에는 빈티지 산악 기념 핀에서 착안한 메탈 로고를 달았다. 안감 라벨에는 산악 사진가 비토리오 셀라가 1909년에 촬영한 K2 사진을 담았다.이와 함께 몽클레르는 1954년 K2 원정 이야기를 다룬 첫 장편영화 제작에 참여한다. 다니엘레 비카리 감독의 <비앙코(Bianco)>로, 스크린 속 오리지널 카라코룸 재킷을 재현한 의상을 입은 배우의 모습은 2027년에 만날 수 있다. 또 과거 산악인의 개척 정신은 오늘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인물들을 통해 투영된다. K-팝에서 출발해 음악과 하이패션을 넘나드는 글로벌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제니를 비롯해 셰어, 그레이스 존스까지. 세 아티스트는 정해진 길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길을 내왔다는 점에서 몽클레르가 말하는 선구자 정신과 맞닿아 있다. 과거 미지의 정상을 향해 나아간 산악인처럼, 오늘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이들을 통해 브랜드의 유산은 또 다른 의미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