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ERED
뜨겁게 달아오르고 차가워지기를 거듭하며 자신을 벼려온 변요한.

1904년 탄생 이래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일군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옐로 골드 베젤을 장식한 스틸 케이스에는 오토매틱 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컬 무브먼트를 탑재한 라지 모델이다. 왼손 약지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LOVE 링과 화이트 골드 LOVE 링, 오른쪽 손목의 화이트 골드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 모두 Cartier. 스웨이드 재킷 STU.

오토매틱 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매케니컬 무브먼트에
1904-MC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퀵스위치 시스템이 장착된
스틸 브레이슬릿을 통해 스트랩을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다.
화이트 골드 LOVE 언리미티드 링 모두 Cartier.
블랙 코트 STU.
누가 봐도 2026년은 변요한에게 특별한 해일 거예요. 2월 이종필 감독의 <파반느>에서 요한을 연기한데 이어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 이준익 감독의 <아버지의 집밥>, 9월 23일 개봉하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까지. 공개 시기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표면적으로는 쉼 없이 달린 해가 아닐까 싶네요. 공교롭게도 여러 작품을 한 해에 공개하다 보니 몸은 하나지만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이긴 한데, 이 또한 감사한 일이죠. 무엇보다 요즘 연기하는 게 재밌어요.
예전부터 여러 인터뷰에서 “40대 때부터 연기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죠. 네, 지금을 기다렸던 마음도 있어요. 정말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고요. 20대, 30대 때는 훌륭한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어깨너머로, 또 가까이에서 배운 것이 많아요. 이제는 연기에 대한 용기도 조금 생기고, 이해도도 높아진 것 같아요. 저 역시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고 느낀 게 쌓이다 보니, 그 경험을 작품에 좀 더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커리어가 쌓일수록 얻는 것도 많겠지만, 오히려 경계하게 되는 것도 있나요? 지금 제게 숙제는 노하우를버리는 거예요. 익숙한 방식에 기대지 않으려 해요.
작품 얘기를 해볼게요. 하반기 공개작 중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빼놓을 수 없는데, 2006년 최동훈 감독의 <타짜>로 시작해 <타짜: 신의 손>, <타짜: 원 아이드잭>으로 이어진 영화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타짜’ 20년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죠. 개봉을 앞둔 지금 어떤마음인가요? 늘 똑같아요. 덤덤하면서 후련하기도하고, 아쉽기도 하고. 관객분들이 기대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고, ‘그만큼 더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아쉬운 건 뭐예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새롭게 느끼고 알아차리는 것들이 있으니 늘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돌아가서 다시 하라고 해도 못 할텐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겠죠.
이번 작품은 앞선 세 편과는 독립된 세계관이지만, 전작이나 원작과의 비교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죠. 배우로서는 자신만의 해석과 이미 각인된 이미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간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그게 숙제라면 숙제고,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죠. 이번 작품은 웹툰에서 본 장태영과 대본 속 장태영의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했어요. 원작 웹툰은 살아움직이지 않는 하나의 이미지잖아요. 그 안에서 작자가 중요하게 여긴 본질을 찾아낸다면, 거기서 저만의 해석이 파생돼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변요한이 원작에서 찾은 장태영의 본질은 뭐였나요? 단단하고 뜨겁고, 굉장히 낙천적인 인물. 부모님이일찍 돌아가셔서 누나의 보살핌 속에 자라면서도 굉장히 씩씩하게 성장했고, 사람을 좋아하는 인물이죠. 그러다 보니 배신도 잘 당하고요. 원작 팬분들이 장태영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단단함 때문이 아닐까요.
앞서 말한 두 장태영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게 있다면요? 외형적으로는 인상과 헤어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특히 처음 등장하는 비행기 신은 원작에서 본 장태영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죠.

옐로 골드 케이스와 태양 광선 모티브의 새틴 브러시드
블루 다이얼이 조화로운 산토스 뒤몽 워치 라지 모델,
오른쪽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LOVE 브레이슬릿,
약지의 옐로 골드 LOVE 링 모두 Cartier.
화이트 셔츠와 네이비 타이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핑크 골드 케이스에 리넨의 결과 질감을 본뜬 다이얼을
조합했다. 브라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과
함께 드레스 워치의 정수를 드러내는
산토스 뒤몽 엑스트라 라지 워치,
핑크 골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모두 Cartier.
화이트 재킷 Heonkim.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옐로 골드 소재인 산토스 뒤몽 워치 라지 모델 왼손 약지의 핑크 골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유연한 형태로 착용감을 높인 옐로 골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오른손 약지의 핑크 골드 저스트 앵 끌루 링, 핑크 골드 저스트 앵 끌루 이어 커프 모두 Cartier.
블랙 베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캐릭터를 떠나, 저는 모든 작품을 의식적으로 힘들게 촬영하려고 해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으면서 편하게 찍는다는 건 욕심 아닐까요. 저는 그게 모든 일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타짜>의 관객이기도 했잖아요. 2026년 <타짜:벨제붑의 노래>의 흥미로운 지점은 뭔가요? 2006년<타짜>가 처음 공개됐을 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제 기억에는 굉장히 쓸쓸하고 차가운 톤의 영화였던 것 같아요. 날 선 칼 같은 이미지랄까.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톤은 좀 더 끈적끈적하고, 어둡고, 뜨거운 느낌이에요. 촬영감독님도 그런 분위기를 화면에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많이 고민하신 것 같아요.
며칠 전(8월 26일) <경주기행>도 개봉했죠. 살인범 백상현을 연기했는데, 특별 출연이라 해도 난도가 꽤 높았을 것 같아요. 되게 신나게 촬영했어요.
신났다니 의외네요. 이정은 선배님부터 공효진, 박소담, 이연 씨까지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잖아요. 잘하는 분들과 연기한다는 건 신나는 일이죠.
김미조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마지막 편집 과정에서 백상현의 잔혹함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고 했어요. 화면에 담긴 것보다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훨씬 힘든 촬영이었을 것 같아요. 캐릭터를 떠나, 저는 모든 작품을 의식적으로 힘들게 촬영하려고 해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으면서 편하게 찍는다는 건 욕심아닐까요. 저는 그게 모든 일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에는 그만큼 힘든 노동이 필요하다고 봐요. 몸을 쓰는 것만이 노동은 아니에요. 마음과 머리가 힘든 것도 마찬가지고요.

옐로 골드 베젤을 장식한 스틸 케이스 산토스 뒤몽 워치 라지 모델, 화이트와 옐로, 핑크의 세 가지 골드가 일체감을 주는 쿠션 셰입의 트리니티 링 모두 Cartier. 다크 그린 코트 Ferragamo.

옐로 골드 케이스에 천연 옵시디언 다이얼을 조합해
소재의 대비와 깊이감을 강조한 산토스 뒤몽 워치 라지 모델,
약지에 낀 핑크 골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모두 Cartier.
캐멀 컬러 터틀넥 스웨터와 블랙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내 마음에 스크래치를 한 번 딱 내고, 다음 작품에 들어갈 때는 상처에 새살이 돋은 것처럼 더 파이팅 있게 해요.그런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것 같아요.
배우는 자신안에서 캐릭터와 맞닿는 지점을 찾기도 하잖아요 백상현처럼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인물을 연기할 때는 어떻게 접근하는지? 인물이 잘 그려지지 않을 때는 ‘이 사람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뭘까’를 생각해요. 그게 저한테는 돌파구인 것 같아요. 그 에너지를 찾고 나면 저와 인물 사이에 공통분모가 생기거든요. 모든 연기는 결국 나로부터 출발하니까, 그 에너지를 내 안에서 어떻게 꺼내 표현할지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예를 들어, 백상현에게서 찾은 에너지는 뭐였나요? 공포감이요. 자기가 남에게 공포를 주는 건 서슴지 않으면서 정작 자신이 느끼는 공포만 생각하는 거예요. 자신은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는데, 상대는 공포를 느낄 수도 있잖아요. 그런 지점을 생각했어요.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고, 무심히 행동하고 싶었어요.
<경주기행>은 특별 출연이고, <아버지의집밥>에서는 평범한 아들 고명복을 연기했죠. 20여년차 배우지만 여전히 역할의 크기와 성격도 꽤 다양해요. 이런 선택에는 어떤 기준이 있나요? 제 선택을 더욱 넓히고 싶어요. 변요한이라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폭을 넓히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좋은 작품이면 달려간다.’ 이런 마인드죠.
기다려온 40대에 들어섰으니, 그보다 먼 미래의 모습도 한 번쯤 그려봤을 것 같아요.
많은 작품을 찍어서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 딱 그 정도 마음인 것 같아요. 진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배우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많은 작품을 만나면서 잘 살아가고, 세상을 바르게 보고, 계속 배우고 싶어요. 그래야 지금보다 넓은 시야로 작품의 핵심을 보고,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연기해서 관객들에게 미처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정을 전하고 싶은 만큼 본인도 연기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나요? 올해만 해도 여러 작품과 인물을 지나왔잖아요. ‘내가 좀 더 고통스러워야겠다, 좀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알게 됐죠. 흔히 말하는 피, 땀, 눈물 같은 거죠. 내가 좀 더 고통스러워져서 작품 안에서 어떻게든 꿈틀거리고 살아남으려고 애쓴다면 관객도 무언가 느끼지 않을까요. 모든 게 점점 스마트하고 편리해지는 세상이니, 오히려 그런 치열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고통스러워야겠다’는 말이 꽤 강하게 들려요. 그렇다고 계속 자신을 혹사시킬 수는 없잖아요.
영리하게 해야죠, 영리하게. 저는 현장 들어갈 때만 몰입해요. 그 세계에서 나오는 순간, 후유증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배우에게 영화는 일 인 동시에 즐기는 대상이기도 하잖아요. 지금 변요한에게 영화는 어떤 존재인가요? 그러게요. 사회적 사건, 따뜻한 이야기.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몇 시간 안에 함축적으로 담아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거니 참 어려운 작업이죠. 그래서 영화와 더 많이 친해지고 싶어요.
오랫동안 작품을 해왔는데도 영화와 더 친해지고 싶다는 건 어떤 마음인가요?
영화를 오래 좋아하고 사랑했죠. 하지만 배우가 직업이 되는 순간부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영화를 즐기는 것으로 충분했다면, 지금은 ‘나도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니까. 그러다 보니 영화를 더 많이 보고 이해하고 싶어졌어요. 더 내밀한 것까지 알아가며 가까워지고 싶은 거죠. 직업이 되고 나서부터 영화를 보는 관점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어떻게 달라졌나요? 저는 영화를 볼 때 되게 순수하게 봐요. 누군가 호평을 하든 혹평을 하든, 극장에 들어갈 때만큼은 아무런 선입견도 갖지 않죠. 소풍을 가듯 극장에 가거든요. 어릴 때 극장 가던 그 감정이 아직까지 훼손되지 않았어요.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한 주가 너무 행복하고요. 다만 배우로서는 ‘나는 이 영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보는데, 이만큼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으면 괴로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길어지면 괴롭죠. 하지만 그런 고민으로 내 마음에 스크래치를 한 번 딱 내고, 다음 작품에 들어갈 때는 상처에 새살이 돋은 것처럼 더 파이팅 있게 해요. 그런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것 같아요.
다치고, 아물고. 그래야 더 튼튼해지니까요.
본인의 영화를 볼 때는요? 냉정해지죠.
자기평가가 엄격한 편인가요? 그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지금은 큰 그림을 보려고 해요.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뭘 느끼게 할까.’

견고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완성했다. 화이트 골드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과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화이트 골드 저스트 앵 끌루 네크리스 모두 Cartier. 레오퍼드 셔츠 Noice, 블랙 팬츠와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만난 변요한은 누구보다 치열한데, 욕망을 앞세우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담담함이 느껴지고요. 그런 변요한에게 배우로서 가장 큰 영예는 뭘까요? 20대 때는 상을 받고 싶었고, 30대 때는 흥행작을 만나고 싶었어요. 40대에 들어선 지금은 건강하게 많은 작품을, 많은 세상을 남기는 게 영화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영예가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무대에 서는 건 너무나 이상적인 일이고요. 박근형 선생님이나 신구 선생님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항상 있어요. 숨이 붙어 있는 한 제가 바라보는 세상과 그 안에서 고민해온 것들이 영화를 통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제 생각이 틀렸더라도, 지금은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