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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파노 까날리가 말하는 까날리의 궁극적 가치

고요 속의 품격.

1934년 이탈리아 브리안차에서 시작해 9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까날리가 서울신라호텔에 국내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를 기념해 내한한 까날리의 CEO이자 회장인 스테파노 까날리를 만났다. 대화 내내 이탤리언 특유의 손짓과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낸 그는 신사가 지녀야 할 ‘조용히 빛나는 우아함’의 모범 답안과도 같았다.

까날리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한 스테파노 까날리.

Interview with Stefano Canali

호텔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이유가 궁금하다. 서울신라호텔은 국제적으로 검증된 서울의 상징적 장소이자 하이엔드 쇼핑 플레이스를 보유한 곳이다. 까날리는 현재 한국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기점에 놓여 있기에 한국 럭셔리 시장의 선도적 고객을 만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뉴욕에서 독립계 통화 리스크 관리 회사 및 BCI 은행 FX(외환) 트레이닝팀 등 에서 다년간 월가 출신 금융인으로 일했다. 이런 경험이 브랜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처음 미국에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까날리는 지금보다 재무 감각이 다소 미흡했다. 개인적 경험을 통해 가업을 성장시킬 토대를 준비하고자 했다. 뉴욕에서의 수많은 인간적 경험과 비즈니스 지식은 귀한 배움이 됐다. 그 덕분에 까날리로 돌아왔을 때 브랜드를 더 성장시킬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한국 시장에서 까날리의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 고객은 기품 있고 품질 높은 제품을 알아보는 능력이 탁월하다. 까날리는 확실한 제품력과 스토리를 보유한 만큼 한국 고객에게 전할 이야기가 많다. 까날리를 알아보는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브랜드의 성장 여지는 충분하다.

CEO에 공식 취임한 지 어느덧 6년 차다. 그간 맞닥뜨린 가장 큰 도전과 대응은 어떤 것이 있었나? 취임 직후 팬데믹이 터지면서 모든 것이 어려워졌다. 고객 유입이 급감하고, 공장 납기와 수금까지 지연되며 노동 임금조차 제때 지급하기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까날리 그룹은 임금은 절대 낮추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대신 생산 체인을 재편해 품질과 생산 일정을 예측할 수 있게 안정화했다.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 장인 고용도 확대할 수 있었다.

새로운 매장의 콘셉트를 ‘세련된 밀라네즈 주택 스타일’로 정한 이유와 실제 구현한 요소는 무엇인가? 이탈리아의 가옥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고객을 집에 초대한 손님으로 대하고자 했다. 아페리티보(식전주)를 즐기면서 이탈리아인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전체 구성은 품격 있는 밀라노 가문의 주택 구조를 토대로 설계했으며, 이를 통해 우아하고 절제된 까날리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의 주제 ‘이너 뷰티’를 컬렉션에 어떻게 발현했나? 이너 뷰티는 2025 F/W 시즌의 주제이자 까날리가 오랫동안 지켜온 핵심 철학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은 외면의 품격으로 이어져 우아하고 기품 있는 외형으로 드러난다. 까날리는 바로 그 태도를 완성하는 옷을 만든다. 이번 시즌의 이너 뷰티는 브랜드의 뿌리인 이탈리아 브리안차 지역의 여유로운 삶에서 영감받았다. 코모 호수 인근의 느긋한 리듬, 살롱 문화, 장인 가구와 건축에서 얻은 감도를 소재, 패턴, 실루엣 등에 접목했다. 부드러운 구조, 정제된 색감, 촉감 좋은 원단을 사용해 우아한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했다.

원산지 중심의 생산과 제작을 굳건하게 고수하고 있다. ‘Made in Italy’를 고집하는 이유, 그 가치와 철학을 말해달라. 우리에게 ‘메이드 인 이탈리아’는 품질 표시를 넘어 정체성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국의 풍성한 문화적 토양을 통해 일관적으로 체득한 미적 감각과 장인정신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물론 지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더 오랜 시간 입을 수 있고 입는 이의 삶에 어울리는 옷을 만들고 싶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집하는 이유다.

세대 간 교류,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한 경영 철학이 궁금하다. 변화는 받아들이되, 브랜드 고유의 DNA를 지키며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고객이 느끼기에 브랜드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인간적 리더십의 기본은 친절과 존중이다. 까날리에서는 누구도 권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과 품격은 지위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하고 있는 활동이나 웰니스 관련 이슈가 있나? 웰니스는 몸과 마음을 같이 다스리는 균형이라고 본다. 스파와 균형 잡힌 식사(이탈리아식 ‘잘 먹기’)를 기본으로 한다. 스포츠는 테니스・자전거・골프・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가볍게 즐기는데, 핵심은 성과가 아니라 머리를 맑게 비우는 시간이다.

잠재 고객에게 까날리를 소개한다면? 까날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위스퍼 럭셔리’다. 우리는 경험된 품질로 말한다. 화려한 로고보다 원단의 촉감, 몸에 편안하게 감기는 패턴에 집중한다. 결과는 입을수록 편하고, 볼수록 품격이 드러나는 옷이다. 경험을 거듭할수록 조용히 완성도를 알아보게 되는 브랜드라고 소개하고 싶다.

에디터 박소연 사진 김흥수, 정석헌 통역 도움 김동현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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