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
IWC는 지나온 과거를 발판 삼아 미래를 집약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 시작점에는 ‘인제니어’와 ‘파일럿’이 존재한다. 기술의 이정표이자 변화의 시기이며
빛나는 유산인 컬렉션으로 제2의 도약을 시작한다.
History of Ingenieur
1955년 첫선을 보인 ‘인제니어(Ref. 666)’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엔지니어, 즉 기술자를 뜻하며 최초의 민간용 항자기성 손목시계로 탄생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라운드 케이스 디자인이 돋보이는 인제니어는 직업상 강한 자기장에 노출되기 쉬운 엔지니어, 물리학자, 화학자, 의사 등을 위해 제작했다. ‘패러데이케이지 (FaradayCage)’로 불리는 내부의 연철 케이스를 통해 자기장의 영향에서 무브먼트를 보호하고 효과적인 충격 보호 및 수압 저항성을 갖춰 매우 정교하면서 안전한 시계를 대표했다. 1960년대 후반 IWC 경영진은 인제니어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데, 기술적 특징을 더욱 뚜렷하게 강조할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고자 ‘뉴 인제니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시기, 시계 산업에 새로운 광풍이 휘몰아친다. 아시아 브랜드의 저렴하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밀한 쿼츠 시계가 등장한 것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을 것 같던 스위스 시계 산업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더불어 달러 환율이 폭락하는 동시에 금값이 치솟으며 골드 시계 비중을 점차 늘리던 IWC는 타격을 받았고, 주요 제품이 기존 가격의 3배 이상 뛰었다. 폭풍의 한가운데에 있던 이들은 대책을 강구하는데, 현재 IWC 마케팅 및 세일즈 매니저 하네스 팬틀리는 금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스테인리스스틸 컬렉션을 크게 확장하기로 결정한다. 그 결과 ‘SL 컬렉션’으로 불리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럭셔리 스포츠 시계 라인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IWC는 적절한 책임자를 물색하던 중 한 명의 디자이너를 만나는데, 그가 바로 빛나는 IWC의 유산 제랄드 젠타다. 사실 이들은 이미 과거에 호흡을 맞춰 스틸 크로노그래프 하나를 디자인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현되진 않았다. 이후 새롭게 시작된 인연은 시계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고, 1976년 ‘인제니어 SL(Ref. 1832)’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된다. 제랄드 젠타가 디자인한 도안과 실물은 매우 흡사하기로 유명한데, 이는 그가 도안을 구성하는 특징에 기인한다. 항상 실제 시계 크기의 원을 그리고, 가로선과 세로선을 각각 하나씩 그린 후 아주 가는 연필과 붓을 이용해 사소한 디테일까지 수채화물감으로 칠했다.
인제니어 SL은 5개의 오목한 홈이 파인 스크루온 베젤, 특별한 구조의 다이얼, 일체형 H-링크 브레이슬릿 같은 특유의 강렬한 미학적 코드를 담아냈다. 럭셔리 스틸 스포츠 워치를 구현하겠다는 제랄드 젠타의 예술 집약적 비전을 고스란히 반영해 인제니어 SL 컬렉션의 대표작이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인제니어 SL은 당시 ‘점보’라고 불렸는데, 오토매틱 8541 칼리버와 이를 감싸는 내부의 연철 케이스로 인해 지름 40mm, 두께 14mm의 큰 사이즈에 무게도 무거웠다. 그 덕에 8만A/m의 자기장에서도 무브먼트를 너끈히 보호하긴 했지만 말이다. 당시 고객은 대부분 얇은 쿼츠 시계를 원했고, 인제니어 SL은 제품 발표 후 1983년까지 겨우 1000개 남짓 팔리며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던 인제니어 SL은 아이러니하게도 쿼츠 시계 산업 부흥기에 재도약을 시작한다. 1990년대에 보편화된 쿼츠 시계가 아니라 기계식 시계를 찾는 애호가가 점점 늘며 인제니어 SL이 진흙 속 진주처럼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제랄드 젠타의 기하학적 디자인과 세밀한 디테일이 함께 주목받았고, IWC는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히스토리 피스를 보유하는 영광의 순간을 누리게 된다.
Ingenieur Automatic 40
새롭게 공개한 ‘인제니어 오토매틱 40’는 1970년대에 제랄드 젠타가 선보인 아이코닉한 인제니어 SL(Ref. 1832)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동안 IWC가 축적한 기술력을 집약해 완성했다. 3종 스테인리스스틸과 1종 티타늄으로 제작한 인제니어 오토매틱 40는 미학적 측면뿐 아니라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마감 기법, 기술력에서 종전에 보기 힘든 수준을 이끌어냈다. 지름 40mm, 두께 10.8mm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오리지널 모델과 동일하게 통합해 디자인했다. 러그 간 거리는 45.7mm로 새로운 공정을 거친 미들 링크 연결부를 통해 어떤 손목에도 탁월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베젤에는 기능성 다각형 스크루를 도입해 케이스 링에 오차 없이 고정되게 했으며 새롭게 디자인한 크라운 보호 장치는 인제니어 고유의 스포티한 속성을 강조했다. 다이얼에는 그리드 구조의 가는 격자무늬를 새겼다. 아연 도금으로 색을 입히기 전, 스탬핑을 통해 다이얼 표면에 입체적 패턴을 더했으며 인제니어 SL의 무늬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준다. 또 스테인리스스틸 모델은 로듐 도금 핸드를, 티타늄 모델은 블랙 핸드를 사용했다. 아플리케 인덱스 표면에는 모두 동일하게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해 탁월한 가독성을 제공한다. 각 표면은 케이스와 동일한 새틴 마감 기법을 적용했으며 모서리는 폴리시트 가공으로 입체감을 살렸다. 자체 제작한 32111 칼리버로 구동하며 풀 와인딩 시스템으로 120시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제공한다.
Pilot’s Watch
Chronograph 41 TOP GUN,
Oceana & Jet Black
IWC에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아마 소재공학이라 답할 것이다. 1970년대부터 최첨단 소재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 이미 티타늄과 세라믹 소재를 사용했다. 누구보다 먼저 소재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이들은 올해 파일럿 워치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며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작년에 선보인 ‘컬러 오브 탑건(The Colors of TOP GUN)’의 세라믹 파일럿 워치 컬렉션 이후 좀 더 콤팩트한 방식을 연구해 신소재 사용을 다른 라인보다 극대화한 탑건 컬렉션에 지름 41.9mm 세라믹 케이스를 적용한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신제품 2종을 추가했다.
‘오세아나(Oceana)’라는 명칭을 사용한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탑건 오세아나(Ref. 389404)는 지름 41.9mm의 블루 세라믹 케이스와 수직 레이아웃으로 구성한 블루 다이얼, 그리고 조화로운 블루 컬러에 데님 마감의 텍스타일 인레이 러버 스트랩으로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는 미 해군 파일럿 유니폼에서 비롯했는데, 항공모함에서 강도 높은 임무를 수행하는 그들의 유니폼인 블루 컬러 오버올에서 영감을 얻었다.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탑건(Ref. 389401)은 오세아나와 같은 지름 41.9mm 세라믹 케이스를 적용하고 2007년 IWC 탑건 라인의 시그너처 소재로 사용한 초음속 제트기의 기술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제트 블랙’ 컬러를 이어받았다. 블랙 다이얼과 블랙 러버 스트랩은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유려하면서 스포티한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을 강조한다.
두 타임피스 모두 크라운, 푸셔, 백케이스는 가벼운 티타늄 소재로 제작하고 전면 글라스는 갑작스러운 기압 강하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고정했다. 케이스 내부에 인하우스 69380 칼리버 무브먼트를 장착해 정확성과 내구성을 강화한다. 방수 기능은 작년 라인업보다 업그레이드해 기존 6bar에서 10bar로 상향된 기능을 제공한다. 백케이스에는 탑건 로고를 음각했으며 당연히 내부의 연철 케이스를 통해 자기장의 영향에서 무브먼트를 보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