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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여자 윤다혜입니다.”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답한다.

슬리브리스 톱 Nanushka.

박문치와 함께 ‘라라’로 얼굴을 알리고, 인디 밴드 ‘김트와 친구들’에서 활동해온 윤다혜. 그런 그가 얼마 전 힙합 레이블 마인필드, 스윙스가 설립한 AP 알케미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공개 전과 직후에는 의외의 반응부터 기대하는 의견까지 다양한 말이 오갔다. 하지만 알앤비 위주로 활동해온 그가 힙합 레이블에 들어간 이유는 단 하나다. 더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AP 알케미의 새 얼굴 윤다혜는 어떤 아티스트인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신인 아티스트인 만큼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윤다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재밌는 여자 윤다혜입니다.(웃음)

촬영장에서나 SNS 피드를 보면 흔히 ‘도른미’라는 톡톡튀는 매력이 있는 듯해요. 본인을 ‘재밌는 여자’로 소개했으니 알고 있겠죠?
SNS 피드를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예쁜 척하면서 사진을 찍거든요. 그런데 캡션도 청순하게 달면 뻔하잖아요. 그게 싫어요. 어떤 사람인지 읽히는 것도 싫고. 자꾸 변화구를 던지다 보니 그렇게 생각했나 봐요. 사람들이 댓글이나 DM으로 ‘얘 또 이상한 얘기하네’ 이런 말을 할 때가 너무 좋아요. 음악에서도 친근한 걸 많이 해보고 싶어요.

AP 알케미 소속 레이블 마인필드에 합류했어요. 함께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사실 계약한 지는 좀 됐어요. 스윙스 대표님의 비전과 철학을 듣다가 올해 처음 음반을 발매하고 활동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알앤비 & 소울 장르를 주로 선보였어요. 그래서인지 AP 알케미와 계약한 소식이 의외였는데, 계기가 있나요?
미팅할 때 절대 힙합 레이블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어요. 하지만 사실 힙합 레이블도 상관없었어요. 제가 생각해도 재밌었거든요. 힙합 레이블에 있는 제 모습, 참신하지 않나요? 스윙스와 윤다혜의 조합도 유쾌할 것 같았어요. AP 알케미 음악을 듣는 리스너 대부분 힙합을 좋아하니 그런 분들이 제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고요.

이유가 뭘까요?
지금까지는 인디 신을 좋아하던 팬들이 대부분 저를 알고 있었어요. 저는 좀 더 다양한 걸 해보고 싶어요. 힙합과 알앤비는 떼려야 뗄 수 없잖아요. 힙합 팬의 표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너무 정치인 같나.(웃음)

그런 거라면 성공적인데요.
동감해요. 저를 봐주는 분들 층이 넓어지다 보니 가사에서 쓸 수 있는 표현도 확장되고, 도전하고 싶은 장르의 스펙트럼도 커졌어요.

가죽 재킷 Nanushka, 스커트 YCH,
브라 톱과 롱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권은비의 ‘Flash’나 김트와 친구들 앨범 트랙 등 작사・작곡을 꾸준히 해왔어요. 여전히 작업을 하고 있나요?
개인 앨범을 작업 중이에요. K-팝 신도 도전하고 싶은 분야라 호시탐탐 눈독 들이고 있고요. 들어오는 일은 사양하지 않고 다 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회에 열려 있는 편인가 봐요.
지금 저는 좀 고픈 상태라서, 그냥 다해보고 싶어요. 스윙스 대표님도 “다혜야 밖으로 좀 나가, 뭐든 다 해봐”라고 하세요.

지난 6월, 레이블 합류 이후 AP 알케미 컴필레이션 콘서트에서 공식적으로 팬들을 만났어요. 소감은 어땠나요?
공연은 최고였죠. 놀랐던 건 관객의 반응이에요. 합류 후 공식 무대라 맨발로 뛰는 영업 사원처럼 겸손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무대에 올랐는데, 생각보다 먼저 알고 와준 분이 많더라고요. 트랙도 다 들어오고, 따라 불러주고. 매너 있는 관객들이었어요.

새로운 레이블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유쾌하고 싶어요. 음악이든, 뮤직비디오든, 예능이든. 제가 되게 재밌으면 좋겠어요. 공식 활동을 할 때라면 언제든 ‘그렇게 재밌는 여자라는데 뭐가 그렇게 재밌다는 거야’ 하고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해요.

공연 계획도 있나요?
사실 AP 알케미에서 디스코그래피가 공연할 만큼 나오지 않아, 그걸 위해 앨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올해 안에는 개인 앨범을 발매하고 싶은데, 그 후에는 공연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꼭 놀러 갈게요. 많은 팬이 박문치와 함께한 라라, 루루 크루의 모습을 좋아해요. 이제는 보기 어려운 조합일까요?
전혀 아니에요. 그들은 제게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친구거든요. 어쩌면 여든 살까지 함께할지도 몰라요. 제 개인적 디스코그래피를 찬찬히 쌓아가면서 서로 줄 수 있는 시너지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크루 아닌가.(웃음)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가요?
학교 친구들이고, 실용음악과에서 만났어요. 사실 문치와는 정말 안 맞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6개월 후에는 서로 사랑하고 있더군요. 그 친구도 똑같이 이야기했어요.

동기로 시작된 인연이 음악 파트너로 이어진 거네요.
제 20대 자체예요. 의미 있는 친구들이죠. 루루는 지금 솔로로 활동하고 있어요. 활동명도 루루죠. 모두 제게 소중한 인연이에요.

스커트 YCH, 슬리브리스 톱과
롱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앞에서도 작사・작곡 얘기를 했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작업을 한 건가요?
작업은 박문치와 함께할 때 가장 많이 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가장 기피했던 게 수동적 보컬리스트예요. 지금은 공교롭게 가수가 노래만 잘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그런 쪽으로 계속 공부하고 욕심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싱어송라이터네요. 싱송라 윤다혜에게 음악이란?
오그라들지 않고 밀도있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 대화할 때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굉장히 다정하고 깊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말하는 것과 음악이 다른 게 있다면 특히 가사에 신경 쓴다는 점이죠. 신중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작업한 것 중 생각나는 건 AP 알케미 사이드 P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beginend’라는 곡이에요. 라인 중 그게 있어요. ‘I used to lean on my grave’. 스스로 잘 돌보지 못하던 때를 생각하며 쓴 건데,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하진 않잖아요. 이 가사는 민망하지 않으려고 이렇게 표현한 거거든요. 저는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의도도 없어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가 낯부끄럽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가사를 쓰거든요. 그렇게 연습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실제로 대화를 할 때도 담백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밝고 유쾌하지만 던지는 말은 담백한 게 그런 연습에서 오지 않았나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누구예요?
제 인생에서 중요한 아티스트는 프랭크 오션이에요. 가사 쓸 때 심술궂은 사람들이 있어요. 한 번에 못 알아듣게, 자기 머릿속에 기억 사슬이 있으면 앞뒤 다 자르고 가사에 넣는 불친절한 사람들. 근데 그게 좋아요. 나처럼 이 사람도 부끄러워서 이렇게 이야기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프랭크 오션의 앨범을 들으면서 진짜 많이 울었어요. 회복하기도 했고요.

요즘은 무슨 노래를 자주 듣나요? 화보 촬영 때 요청했던 뉴진스의 ‘ETA’?
솔직히 아니라고 할 순 없어요.(웃음) 좀 오래된 노래인데 텐씨씨의 ‘I’m not in love’요. 이 노래에서 남자 보컬이 노래를 부르는데 알 수 없는 여자가 ‘Big boys don’t cry’라고 열댓 번 말해요. 근데 그 부분이 참 좋더라고요. 내가 이해하기 전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에요. 약간 주문 같잖아요. ‘Big boys don’t cry’.

좋아하는 장르도 있나요?
헤비메탈 빼고 다 들어요. 헤비메탈은 컬처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데시벨 문제라서.(웃음) 가정집에서 듣기 어려워요. 요즘 빠진 건 댄스음악.

이를테면?
‘ETA’.(웃음) 저 춤도 잘 춰요.

앞으로가 기대되는 ‘재밌는 아티스트 윤다혜’네요.
육각형 아티스트죠. 대표님이 좋아하는 표현이에요.(웃음)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보여드리는 것도 입체적이고 즐겁지 않을까요.

에디터 김지수 사진 배준선 헤어 이영재 메이크업 박수연 스타일링 박수진, 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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