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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영원한 시간을 담은 IWC

‘영원’이라는 시간적 개념에 바치는 찬사를 담은 IWC의 새로운 포르투기저 컬렉션.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백케이스.

PORTUGIESER ETERNAL CALENDAR

불규칙한 자연의 캘린더를 기계식 프로그램으로 변환하는 작업은 정교한 손목시계 워치메이킹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엔지니어링 작업으로 꼽힌다. IWC 샤프하우젠은 1980년대부터 이와 관련한 방대한 전문 지식을 축적해왔고, 복잡한 윤년 예외 규칙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세큘러 퍼페추얼 캘린더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메종의 기술적 저력을 보여주는 이 메커니즘을 탑재한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가 워치스앤원더스 2024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다.

기존 퍼페추얼 캘린더는 자동으로 세 번의 윤년을 건너뛰는 프로그램이 설정되어 있다. 이토록 뛰어난 메커니즘에도 오차가 발생한다. 그레고리력에 따르면 100으로 나눠 떨어지는 해는 평년으로 간주하고, 400으로 나눠 떨어지는 해는 다시 윤년으로 정한다. 예를 들면 2000년과 2400년은 윤년, 2100년·2200년·2300년은 평년이다. 즉 평년인 2100년·2200년·2300년은 윤년으로 인지해 추가적 조정이 필요하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4년마다 2월말에 해당 연도가 윤년인지에 관한 정보를 캘린더에 전달한다. 이른바 ‘400년 기어’로 불리는 이 기술은 4세기에 한 번씩 회전한다. 기어에는 3개의 홈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캘린더가 정해진 기간 동안 윤년을 세 번 건너뛴다. 복잡한 예외 규칙까지 고려하도록 설계된 이 시계는 단 8개 부품으로 구성되어 IWC의 정교한 기술력을 대변한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공정 과정.

4000년을 윤년이라 정할지에 대한 결정 여부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기에 3999년까지는 추가 조정이 불필요해 영원이라는 추상적 시간의 개념에 입각한 손목시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가 놀라운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메종은 전례 없는 정밀성을 자랑하는 새로운 문페이즈 디스플레이에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1985년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는 122년 동안의 문페이즈 정확도를 보장했고, 2003년 출시된 최초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IW5021)는 577.5년 동안 오차가 없는 문페이즈를 선보였다. 인하우스 엔지니어들은 베이스 무브먼트와 문페이즈 디스크 사이 감속 기어를 배치하고 특수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사용된 휠의 수와 비율, 톱니 수 등 22조 개 이상의 조합을 시뮬레이션한 끝에 4500만 년 동안 달의 궤도에서 오직 단 하루만 벗어나는 정확도를 과시하며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기술력만큼 디자인 부문도 소홀히 하지 않은 섬세함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12시 방향에 자리한 IWC의 더블 문 인디케이터.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달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2개의 작은 원형 구멍이 있는 천체 디스크가 2개의 점이 있는 고정된 하부 디스크 위로 회전한다. 마치 2개의 작은 달이 차거나 기우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하부 디스크는 기요셰 패턴을 장식한 티타늄으로, 상부 디스크는 불투명한 글라스로 입체감을 더했다. 복잡한 공정을 거쳐 완성한 다이얼은 거친 질감의 밑면에 화이트 래커를 도포한 후 별도의 가공 및 폴리싱 처리를 거친 서브 다이얼을 고정했다. 그 후 프린팅 작업과 수작업으로 아플리케를 장착했는데, 글라스의 깊이를 통해 인쇄된 부분과 아플리케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착시 효과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IW503703).

PORTUGIESER PERPETUAL CALENDAR 44

지난 20년 동안 IWC를 대표해온 주요 모델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를 새 단장했다. 올해에는 총 네 가지 모델로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먼저 18캐럿 화이트 골드 케이스 버전은 호라이즌 블루 다이얼과 로듐 도금 핸드 및 아플리케가 탑재된 IW503703, 듄 컬러 다이얼과 골드 도금 핸드 및 골드 아플리케가 장착된 IW503704로 만날 수 있다. 또 18캐럿 아머 골드 버전은 옵시디언 블랙 다이얼, 골드 도금 핸드 및 골드 아플리케가 사용된 IW503702, 실버 도금 다이얼과 골드 도금 핸드 및 골드 아플리케로 디자인된 IW503701 모델이다.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의 가장 큰 디자인적 변화는 새로운 설계로 세련미를 더한 케이스 구조다. 더욱 슬림해진 케이스 링 덕분에 측면 윤곽 디자인 역시 날렵해졌다. 전면과 후면에 더블 박스 사파이어 글라스와 함께 적용된 이 새로운 구조는 타임피스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메종 고유의 우아한 품격을 한껏 배가한다. 정교하게 제작한 다이얼도 눈여겨봐야 할 디자인 포인트다. 15겹의 투명 래커를 도포한 후 미세 그라인딩과 폴리싱 작업을 거쳐 남다른 시각적 깊이를 구현했다. 캘린더 정보를 표시하는 서브 다이얼은 황동 베이스와 래커 레이어링 처리해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얼 위 수작업으로 장착한 아플리케 장식까지 60단계의 복잡한 제작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이 모든 것은 숙련된 인하우스 장인의 손길을 통해서만 구현할 수 있어 소장 가치가 더욱 높다.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IW503704).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IW503702).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IW503701).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의 백케이스.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 공정 과정.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 공정 과정.

새롭게 출시한 모든 시계에는 항해 장비에서 영감받은 더블 문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정밀하게 계산된 감속 기어는 실제 달 궤도와의 오차가 577.5년 동안 단 하루밖에 나지 않는 정확도를 자랑해 퍼페추얼 캘린더 명가다운 면모를 드러낸다. 총 385개의 개별 부품이 조립된 IWC 자체 제작 52616 칼리버로 구동한다. 이스케이프먼트 역시 개선되어 향상된 항자기성을 제공한다. 펠라톤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은 사실상 마모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산화지르코늄 세라믹으로 제작했고, 무브먼트에는 솔리드 골드를 사용했다. 착용자의 팔 움직임을 메인스프링 에너지로 전환한 다음 2개의 배럴을 통해 7일간 안정적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에디터 오경호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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