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GOING ELEGANCE
유연함과 우아함으로 일상의 멋을 전하는 일레븐티, 균형과 조화를 말하는 건축가 이성범의 만남.
‘차분한 절제미’를 뜻하는 ‘디뮤어(demure)’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요즘, 순간의 유행보다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방식이 눈에 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좋은 소재로 부드러운 감촉을 선사하는 일레븐티와 삶을 아우르는 건축과 패션은 친근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건축가 이성범이 만났다.
직업인으로서 건축가
건축가는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공간’을 만든다. 개인 혹은 단체, 나아가 사회에 삶을 유영하는 방식을 안내해주는 길잡이다. 예술과 공학을 동시에 아우르는 점도 매력적이다. 예술적 감성과 수학
적 논리로 도시와 공간을 조율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연구자 역할도 수행한다. 건축가는 누군가를 설득하고 디자인한 건축물의 당위성을 피력하는 과정이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직업의 성취감은 건
축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건축 그 자체가 내 삶의 방식이 되었다.
의복이 주는 힘
도시 풍경을 만들고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처럼 옷은 개인의 이미지를 만들고 삶의 태도를 제안한다. 건축 현장에 트랙 슈트를 입고 감리를 간 적이 있다. 살면서 무엇을 하든 안되는 날이 있지 않나! 바로 그날이었다. 평소 쉽게 해결하던 문제들이 유독 복잡하게 느껴졌다. 편안한 옷차림이 업무 능률을 저하시키듯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단정함은 집중력을 높이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옷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주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듯이.
스타일 법칙
균형과 조화를 중요시하며, 평소 건축에서 곡선적 요소를 강조한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공간에 유연성, 생동감을 주기 위함이다. 옷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장식을 더하거나 과도한 레이어링보다 옷 본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스타일링을 선호한다. 오늘 입은 일레븐티 양가죽 베스트는 스웨이드 질감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고 고급스럽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캐주얼한 디자인이지만 소재 덕분에 평소 자주 입는 포멀한 룩과 매치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 타이와 포켓스퀘어. 평소 입고 다니는 룩과 잘 어울리는 데다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특히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는 날에는 격식을 갖춰 입는다. 단정한 인상을 주는 캐주얼 슈트에 타이와 포켓스퀘어를 매치하는 편. 이 두 아이템의 컬러나 패턴, 소재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 그날의 기분이나 장소에 따라 스타일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앞으로 목표
건축은 인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회와 소통하는 매개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건축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주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 도시 풍경을 풍요롭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손때처럼 가장 일상적 기억을 담는 익숙한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