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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대로

진득하게. 배우 서강준이 나아가는 방식.

섬세한 세공과 대담한 스톤 장식이 돋보이는
버드 온 어 락 펜던트. 18K 옐로 골드와 플래티넘에
총 3.33캐럿에 이르는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46개와
0.97캐럿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8개를 세팅했다.
눈을 장식한 핑크 사파이어 2개와 영롱한 빛을 지닌
16.26캐럿 쿠션 컷 탄자나이트가 위용을 드러낸다. Tiffany & Co.

제대한 지 3개월 정도 됐죠? 아직도 머리 길이가 짧네요.
지금보다 더 기를 수도 있었는데, 조금 길다 싶으면 계속 다듬고 있어요. 이제는 짧은 길이에 익숙해졌나 봐요.

과거 인터뷰에서 워낙 홍채를 많이 언급해서 이번 만큼은 묻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왔어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네요. 독특한 홍채 색깔을 두고 팬들이 ‘갈키색(갈색+카키색)’이라고 부르던데,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건가요?
부모님은 눈동자가 검은색이에요. 저와 누나만 갈색이죠. 전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어요. 색이 옅다보니 강렬한 표현이 필요할 때는 신이 살지 않는 느낌이거든요.

배우로서 눈 말고도 자신의 마스크에 대해 고찰해 본 적이 있나요?
소년 같은 얼굴도 있고, 강인한 남성의 모습이 보일 때도 있어요. 그런데 가끔 거울을 볼 때 제 얼굴이 되게 따분해 보여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웃음)

오늘 촬영장에서는 소년미보다 성숙한 남자 분위기가 물씬 풍겼어요. 몸도 일부러 키운 건가요? 커뮤니티에서 한 때 “서강준이 더 이상 운동을 못 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돌았던데.
일부러 키운 건 아니에요. 군대에서 할 게 없었어요. (웃음) 일과를 끝내고 나면 자유 시간이 서너 시간 주어지죠.
항상 휴대폰과 에어컨을 켜고 운동했어요. 대본을 읽기도 하고.

제대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술 마셨죠! 아, 점심을 먹었네요.(웃음) 파스타를 먹은 뒤 저녁에 바로 술을 마셨죠.

술 좋아해요?
(소속사 직원을 바라보며) 나 좋아해요? 좋아한다고 말하지 마요?(웃음) 애주가는 아니고 가끔 즐기는 편이에요.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고 하죠.
정말 많은 생각을 합니다. 다 지나간 일을 굳이 꺼내 ‘이게 맞았나?’, ‘이렇게 했어야 했나?’라며 곱씹죠.

군 생활 전후로 달라진 건 없나요?
똑같아요. 아!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어요.

죽도록 노력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어느 정도는
걸어와 있더라고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인가요?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많이 휩쓸렸어요. 그래도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해서 겉으로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내면에서는 많이 흔들렸죠. 특히 작품을 할 때 그랬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 촬영에 들어가도 의지대로 되지 않거나 생각한 대로 표현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때는 혼자 절망의 늪에 빠지곤 했죠.

군대에 있을 때 서른 살을 맞았어요. 서른 살에 의미를 두는 사람도 더러 있죠. 기분이 묘하지 않았어요?
서른, 별거 없다고 생각했지만 군에서 총 들고 훈련받으니 서른 살을 이렇게 보내야 하나 싶었어요. 보통 군인들은 내 삶은 사회에 있고, 1년 반 동안 삶이 멈춘다고 여겨요. 저도 그랬어요. 20대를 되돌아보고 계획도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거기 있으니 안 되더라고요.

군 생활에서 얻은 것도 있나요?
인내심이요. 1년 6개월을 버틸 자신이 없었어요. 군 복무 기간을 퍼센티지로 볼 수 있는 앱이 있어요. 제대일이 가까워질수록 퍼센티지가 올라가요. 처음엔 하염없이 그걸 보다가 일병 때쯤 삭제했어요. 병장이 돼서 다시 깔았죠.(웃음)

가장 그리웠던 건 뭔가요?
아무래도 촬영 현장이죠. 군에서 동기들과 드라마를 많이 봐요. 그걸 보고 있으면 촬영 현장이 상상돼요. 저 배우 주변의 조명감독, 음향감독 그리고 감독님과 배우가 신을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 모두 그려지니 현장의 공기가 그립더라고요.

차기작을 검토 중일 것 같은데, 시동을 걸고 있는 작품이 있나요?
지금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요. 키를 인도받지 못했지만, 조만간 차량을 인수받지 않을까.(웃음) 아마 드라마를 통해 찾아뵙게 될 것 같아요.

그간의 작업물을 보면 확연하게 영화보다 드라마가 많아요. 의도한 선택인가요?
영화나 드라마를 나누지 않고 대본이 좋은 작품을 선택해요. 드라마 작품 대본에 많이 끌렸다는 뜻이겠죠. 한편으로는 제 영화 필모가 많지 않기에 아직 다양한 대본이 제게 안 온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대본에 끌리나요?
거창하진 않아도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에 마음이 가요. <비포 선셋> 같은 영화도 멜로지만 삶을 담은 작품이라 생각하거든요. 로맨스든 장르물이든 삶의 단편을 엿볼수 있는 장면이 많은 작품에 끌려요. 제가 캐릭터를 그려나가는 방식 때문일 수도 있어요. 자신을 지우고 캐릭터에 몰입하는 배우도 있는데,저는 저 자신을 대입해 연기해요. 어떤 캐릭터든 저를 투영하지 못하면 살아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인터뷰 전 출연 작품을 쭉 살펴보면서 멜로 작품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왔다는 걸 새삼 알았어요. OCN <왓처>에서 액션 연기도 했고, KBS <너도 인간이니?>에서 로봇과 인간을 넘나 들었으며, 최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그리드>에서는 유령을 추적하는 관리국 직원까지. ‘꽃미남’ 이미지 때문에 생긴 선입견이었나 봐요.
실제로 멜로 작품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또 이때 아니면 언제 하나 싶기도 해요. 10년, 20년 지나도 멜로를 할 수는 있지만 쉽진 않겠죠. 더 나이 먹기 전에 많이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영화 광이라고 들었어요. 영화를 보는 것과 직업으로 삼는 건 다르잖아요. 어떻게 배우까지 하게 된 건가요?
솔직히 배우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스무 살 즈음 런웨이 쇼에 선적이 있어요. 고등학생 때 모델 연습생이었거든요. 아무튼 쇼에 선 날 아버지가 오셔서 기특하게 봐주시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델 일에 쏟아부은 시간이 아까워 선뜻 포기하지 못했는데, 런웨이에 서고 보니 그 결심이 서더라고요. 며칠 후 모델을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가지고 연기 학원을 찾았어요. 사실 그때도 큰 목표가 있거나, 꼭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지만요.

10년을 이어온 걸 보면 연기는 적성에 맞았나 봐요.
제가 워낙 내성적이라 연기 학원에서 발표도 안 하고 계속 앉아만 있다가 왔어요. 몇 달을 그렇게 보내면서 ‘과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 와중에 단역을 하나 맡게 됐어요. 막상 현장에서 촬영 과정을 경험하고, 많은 스태프와 배우를 보니 관심이 생기더군요. ‘저 가운데서 연기하는 배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것 같아요.

모델은 현장에 섰을 때 그만두겠다고 결심했는데, 연기는 확실히 달랐네요.
맞아요. 런웨이 쇼에 섰을 때는 이게 끝인 것 같았어요. 쇼 마지막을 장식하는 피날레처럼요.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생각해봤는데, 아마 욕심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모델이 피날레 같은 느낌이었다면, 배우는요?
벌레가 된 느낌이었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 제가 한없이 작아 보였고요. 하라는 거 다 해도 연기는 늘지 않고, 내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아득한 그 곳까지 다다르지 못해도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거침없이 갈 길을 선택하는 걸 보면 진취적이고 도전하는 사람 같아요.
도전 의식이 큰 사람은 아니에요. 익숙한 걸 선호하죠. 도전 의식보다 열등감이 커서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나 동경하는 배우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왜 저만큼 못 할까’ 하는 마음이 들어 연기에 더 매진하게 돼요.

이제 데뷔 10년 차인데, 지금도 연기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열등감인가요?
지금도 그래요. 연차가 쌓였다고 다르진 않아요. 이제 막 시작하는 후배에게도 열등감을 느끼거든요. 저는 연기를 알아가는 과정을 삽질한다고 표현하거든요. 죽도록 노력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어느 정도는 걸어와 있더라고요. 그게 미미할지라도. 좁은 보폭이지만 한 걸음 성장한걸 보면 다음 한 걸음을 내딛을 힘이 생겨요.

운전하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일에서는 진득한 사람이네요.
운전도 스피드를 즐기는 건 아니에요. 제가 유일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거라 좋아하는 것뿐이죠. 연기나 운동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운전은 기름 넣고 시동을 걸면 원하는 대로 갈 수 있으니까요. 멈추거나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잖아요.

운전하면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운전할 때는 아니고, 세차했을 때.(웃음) 학동사거리에 손 세차를 해주는 곳이 있는데, 항상 거기에 맡겨요. 샤워하고 나왔을 때 몸이 정화되는 느낌 아시죠? 세차한 차에 햇빛이 반사되는 걸 보면 마음까지 개운해요.(웃음)

곧 가을인데, 추천할 만한 드라이브 코스가 있나요?
자주 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따로 있진 않아요. 답답할 때 그냥 끌리는 대로 핸들을 돌리죠. 그런데 신기한 것이, 제가 원하던 풍경이 보여요. 사람이 구경하고 싶을 땐 사람 많은 골목을 누비고, 조용한 곳이 필요할 때는 도심에서 벗어나 있고. 내비게이션을 켜거나 목적지를 정하진 않지만, 마음 가는 대로 운전하다 보면 원하던 장소에 도착해 있어요. 내비는 돌아올 때만 켜죠.(웃음)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요. 뚜렷한 목표는 없어도 매 순간 마음이 끌리는 길을 본능적으로 선택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원하는 지점에 다다르기도 하잖아요. 30대 서강준은 어디로 향하길 바라나요?
30대가 끝나기 전에는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아내와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가는 소소한 일상을 누리는 30대이길 바라요. 평범하지만 소중한 거죠. 한창 일로 꽃피울 때인데, 의외의 대답이네요. 그러게요. 그런데 일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할 거니까. 평생 연기하면서 절망에 빠졌다가 또 행복해졌다가, 그렇게 살아가겠죠.

18K 옐로 골드와 플래티넘에 장식한
71개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눈부시다.
눈을 장식한 핑크 사파이어와 60캐럿 쿠션 컷
애머시스트로 생동감을 불어넣은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Tiffany & Co.
에디터 정유민, 이도연 사진 김신애 헤어 이일중 메이크업 최수일 스타일링 최진영, 최서희(스타일 랩) 어시스턴트 이상희, 이세현(스타일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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