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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미스나인 이채영과 여름의 방

Unframed Youth, 우리들의 뜨거운 여름을 말하다.

칼라 디테일의 카디건과 데님 쇼츠 모두 Self-Portrait, 볼드한 실루엣의 골드 이어링과 골드 체인 네크리스 모두 Portrait Report, 골드 큐빅 네크리스 Swarovski, 오벌 실루엣 링 모두 Still Instant.

최근 발매한 여섯 번째 EP <From Our 20’s>의 반응이 뜨거워요. 특히 타이틀곡 ‘LIKE YOU BETTER’ 가 해외 차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긴 공백기를 지나온 만큼 준비하면서 다양한 감정이 들었겠어요. 맞아요. 처음엔 ‘기대하지 말자’고 마음먹었어요. 살다 보면 너무 큰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지잖아요. 그래서 항상 뭔가를 준비할 때는 담담한 마음으로 임하려고 하거든요. 이번 앨범도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그런데 앨범이 하나둘 완성되고, 팬들이 티저 영상을 보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그게 마치 ‘기다렸어요’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어요.

담담하고 벅찬 감정, 이후에 또 느낀 감정도 있나요? 즐거움 같아요. ‘아, 내가 이 감정을 또렷이 기억해두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임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됐어요. 곡이든, 무대든 짧은 순간을 준비하기 위해 긴 시간을 쏟아붓잖아요. 그래서 이번 활동만큼은 그 과정을 마음껏 즐겨보자고 다짐했어요.

특히 마음이 가는 수록곡이 있나요? ‘Merry Go Round’요. 회전목마처럼 돌고 돌아 결국 플로버(flover, 팬덤명)에게 간다는 의미를 담은 곡이에요. 연습하면서 멤버들끼리 ‘이거 진짜 플로버 얘기 같다’고 자주 이야기했어요. 특히 ‘Like merry go round’라는 후렴 부분은 들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져요. 멜로디 자체도 좋지만, 우리가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는 이유를 짚어주는 것 같거든요.

스퀘어 네크라인 재킷과 뷔스티에 톱 모두 Sculptor, 쇼츠 Muaga, 스틸레토 힐 Diesel, 서클 실버 링 Tom Wood, 스퀘어 실루엣의 실버 링 Still Instant, 스타킹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KBS2 <뮤직뱅크> 1위를 달성했을 때는 어땠나요? 멤버들과 특별한 이야기를 나눴는지. 사실 너무 울어서 기억이 잘 안 나요.(웃음) 축하도 받고, 정신도 없고. 그러다 대기실에 다섯 멤버만 남았는데, 누군가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진짜는 지금부터야” 라고 말했어요.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나요. 이번 1위는 ‘앞으로 더 잘할 자격’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멀리 가야겠다는 마음을 다졌죠.

8월 8일, 9일, 10일 총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NOW TOMORROW.> 콘서트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에 돌입하죠. 데뷔 후 첫 월드 투어인 만큼 기대감이 클 것 같아요. 정말 그래요.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보고 남기고 싶은 순간이 많아요. 그래서 이번 투어는 선물 같은 기회예요. 회사에서도 (준비하는 스케줄이 빠듯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멤버들이 “무조건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저도 지금이 아니면 못 할 거라는 생각이 컸고요. 오랜만에 팬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여정이에요.

컴백과 투어를 동시에 준비하면서 육체적으로 피로한 부분은 없었나요?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웃음) 근데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육체적 피로를 잊게 해요. 팬분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주셨으니까, 지금은 그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큽니다.

좋은 마인드셋이네요. 멤버들과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요. 멤버들이 늘 곁에 있어서 큰 힘이 됐어요. 별말 없이 웃고 떠들었던 시간이 저에겐 정말 소중했어요. 그런 평범한 순간들이 오히려 더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멤버들과도 관계가 더 돈독해졌겠어요. 이젠 가족 같아요. 살아온 배경도 성격도 다른데, 비슷한 시기를 함께 버티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가 됐어요. 함께 있는 시간 자체가 위로가 돼요. ‘LIKE YOU BETTER’에서 ‘다쳐도 놓지 않을 이 Rendez-vous’라는 제 파트가 있는데, 부를 때마다 벅차는 마음이에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팀, 이 사람들을 놓지 않겠다는 약속 같거든요. 멤버들이랑도 “정말 큰일이 없는 한, 우리 끝까지 가보자”는 얘기를 자주 해요.

오버사이징 레더 재킷 LEE y. LEE y, 실크 뷔스티에 톱 Zadig And Voltaire, 스웨이드 쇼츠 Self-Portrait, 실버 이어링과 볼 네크리스 모두 Still Instant.

팬들이 해준 말 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문장은 뭐였어요? “너 때문에 하루가 행복해졌어.” 그 한마디에 무기력함이 사라졌어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저를 다시 움직이게 했죠.

무대 위에서는 항상 밝고 단단해 보이는데, 그만큼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이게 부족하구나, 아직 멀었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끊임없이 자아성찰하게 돼요. 하지만 그런 성격 덕분에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며 지금의 저를 만들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나아질 이채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요.

팬들 사이에서는 채영 씨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표정만으로도 곡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는 반응이 많던데요. 원래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에요. 그래서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출 때도 자연스럽게 가사에 몰입하게 되고,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채영 씨가 무대에 얼마만큼 욕심이 큰 편인지 느껴져요. 네, 많죠. 이번 곡 ‘LIKE YOU BETTER’ 준비할 때도 연습이 끝나고 매일 밤, 화장실 거울이나 거실 통창에 비친 제 모습을 보면서 제스처 연습과 풀 버전 안무를 몇 번이고 반복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무지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정말 피곤했는데 딱 한 번만 해보자! 라고 생각하면서 두 번, 세 번 다시 연습하고 잤던 기억이 나요.

팬들은 채영 씨가 무대에 감정을 투영할 때 더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는 것 같기도 해요. 그렇다면 감사하죠. 제 감정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일도 없으니까요. 예전에는 (무대에서 울컥하는 게) 창피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감정조차 소중하게 느껴져요.

퍼 재킷과 실크 셔츠 및 스커트 모두 Markgong, 스퀘어 실루엣 실버 이어링과 실버 링 모두 Still Instant, 진주 네크리스 Jyddm, 뷔스티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주 어릴 때부터 무대를 꿈꿨다고 들었어요. 몇 살 때부터 준비했는지도 궁금해요. 그리고 그때 꿈꾸던 아이돌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연습실에 다니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지만,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 든 건 아주 어릴 때부터였어요. 세 살 때 사진을 보면 면봉에 테이프를 붙여 마이크처럼 들고 있고, 수영복을 크롭트 티처럼 말아 올린 채 춤추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만큼 오래된 꿈이었던 거죠. 연습생 땐 무대 위 모습만 보고 아이돌을 꿈꿨어요. 무대 뒤 현실은 몰랐죠. 데뷔하고 나서 현실을 직시하고 힘든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100% 만족해요. 다시 태어나도 꼭 가수라는 이 직업을 택할 거예요.

일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네요. 채색 채(采)에 빛날 영(煐), ‘항상 어디에 가더라도 스스로의 색깔로 빛났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어머니가 지어주셨다고 들었어요. 그 뜻처럼 살아가고 있나요? 가족들이 모여서 아낌없이 칭찬해줄 때, 콘서트장이 팬으로 가득 찼을 때 ‘아, 내가 나만의 색으로 빛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생겨요.

가족들이 가장 좋아했던 앨범 활동은 뭐였어요? 이번 EP요. 데뷔 후 거의 6~7년간 흑발을 유지했는데, 처음으로 금발 스타일링을 해봤거든요. 엄마의 전화 공세에 밀려 처음 탈색을 해봤어요.(웃음) 사실 제 이미지와 맞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는데, 팬들 반응이 좋아 저도 만족해요.

레이스 패턴의 시스루 드레스 Dolce&Gabbana, 골드 이어 커프 Still Instant.

그러고 보니 첫 금발에 도전한 것도 이번 앨범의 도전적 이미지와 맞닿은 모습이에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콘셉트나 장르가 있나요? 몽환적 무드요. 언젠가 f(x) 선배님들이나 레드벨벳 선배님들의 ‘Psycho’ 같은, 단면적 무드나 콘셉트가 아니라 서사가 있는 콘셉트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겨울에 어울릴 법한, 살짝 슬픈 분위기의 무대도 좋고요. 성숙한 무드를 갖더라도 우리만의 감성이 있으면 좋겠어요.

줄곧 청순한 무드의 곡만 선보이다 ‘Supersonic(슈퍼소닉)’을 공개하던 순간이 기억나요. 프로미스나인의 ‘인생곡’으로 평가받죠. 맞아요. 항상 청량한 느낌이 강했는데, ‘슈퍼소닉’은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었거든요. ‘얘네가 이런 콘셉트도 해?’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곡이었어요. 아, 그리고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이번 ‘LIKE YOU BETTER’가 그 인기를 경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원 사이트, 유튜브 조회 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더 빠르고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너무 감사하죠.

첫 월드 투어가 끝나면 잠시 쉬는 시간이 생길까요? 컴백부터 첫 월드 투어, 워터밤 페스티벌까지 숨 고를 시간조차 없어 보여요. 아직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동안 너무 오래 쉰 것 같거든요. 오히려 지금은 뭔가를 빨리 또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피드백을 받아야 일할 맛이 나는 타입이라서요. 그래서 더 열심히, 더 뜨겁게 올라서고 싶어요. 이건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투어가 끝난 직후에도 빠르게 돌아오고 싶어요. 이 에너지를 쉬지 않고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플로버도 이쯤 되면 그 진심을 잘 이해해줄 거예요. 자, 이제 마지막 질문이에요. ‘From Our 20’s’라는 제목은 멤버들의 20대를 상징한다고 들었어요. 20대의 어떤 장면을 앨범으로 남기고 싶나요? 음, 연습실에서 꼬질꼬질한 옷차림으로 웃고 있는 멤버들 모습이요. 아무도 못 볼 그 꾸밈없는 모습이 참 예뻐요. 무대 위도 좋지만, 무대 뒤에서 흘린 땀과 웃음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 장면이 제 20대, 프로미스나인의 20대를 가장 잘 설명해줄 거라고 믿고요.

에디터 박찬 사진 장덕화 헤어 하이 메이크업 하린 스타일링 이백합 장소 협조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 어시스턴트 박수빈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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