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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주’라는 새로움

신예 정용주의 모험이 시작됐다.

소매와 밑단에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화이트 재킷 Bluesunflower, 니트 톱 FromArles,
데님 팬츠 SaTurday of US, 볼캡 MLB.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정용주’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모험가?
실제로 모험을 좋아해요. 정신없이 쏘다니거나 여행도 자주 하고요. 뭔가에 도전하는 데 망설임이 없고, 그걸 뒷받침하는 용기도 있는 것 같아요.

모험가 성향이 배우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겠어요.
도움이 돼요.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모험이라고 생각하며 신나게 하고 있습니다.

신인이기에 알아갈 점이 많은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클래식한 질문부터 해볼게요. 고향은 어디인가요?
충북 제천입니다. 촌놈이죠. 간혹 편한 사람 만나면 “뭐혀?” 같은 사투리도 나와요. 드라마 <소년시대> 보면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충청도 사람이라 잘할 자신 있는데, 오디션을 못 봐서 아쉬워요.

연기는 중학생 때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를 보고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정확히 말씀드리면, 연기의 첫 시작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어요.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사회 과목을 직접 가르쳐주셨거든요. 문제도 안 읽고 푸는 저를 보고 ‘얘는 공부 쪽은 아니겠구나’ 생각했나 봐요. 이후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셨어요. 처음엔 목공소 견학을 갔는데, 장비나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안 가는 거예요. 미술 학원에도 보내주시고, 동대문에서 옷감 장사를 해보라는 권유도 하셨지만 흥미가 안 생겼어요. 부모님은 대학교에서 연극을 하다 만나셨대요. 그래서인지 제게 연기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낯간지러워 잘 못 했어요. 그런데 혼나면서 점점 오기가 생기고 재미가 붙어 지금까지 온 거죠.

연기는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거군요.
부모님께 끼를 물려받은 거죠. 아버지는 연극 동아리 연출이었고, 어머니는 연기를 했어요. 저도 처음엔 어색하더니 금방 적응이 되더군요. <태양의 서커스>를 보고는 그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예술로 외국을 돌아다니면서 순회공연한다는 게.

연기라는 게 한 사람의 일대기나 부분적인 삶을 보여주는 만큼 제 삶과도 연관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상황에서 성실하게 임하려고 하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데다 온전히 삶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게 연기인 것 같아요.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모두 해봤죠?
가장 많이 한 건 연극이에요. 연기도 연극으로 시작했죠. 흔히 ‘배우의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그만큼 자유롭게 무대 위에서 놀 수 있어 즐거웠어요. 뮤지컬은 춤과 음악이 함께하다 보니 보는 사람이나 연기하는 사람 모두 신나죠. 하지만 노래에는 큰 소질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 영화는 감독과 배우가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인 것 같아요. 연극도 마찬가지지만, 연극은 배우의 자유도가 비교적 높아요. 제가 느낀 드라마는 주로 정형화된 인물이 나오고, 대중성을 지닌 예술이라고 해야 할까. 드라마를 할 때는 시청자들이 내 캐릭터의 어떤 모습을 좋아할지 고민해요.

매력이 제각각 다르죠. 그중 어느 쪽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단편영화까지 치면 영화와 연극을 가장 많이 해봤어요. 두 가지가 비슷한데, 연극은 고향같은 느낌이에요. 언제든 하고 싶은.

부모님도 뿌듯해하실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세요. 어릴 땐 저 때문에 우는 날이 많았지만, 요즘은 웃는 날이 더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웃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연기라고 생각해 대학생 때는 개그 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죠. 연기에 도움이 되나요? 언젠가 은혜를 갚고 싶을 정도로요. ‘개그클럽’ 동아리에서 배운 게 많아 빨리 보은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제가 주로 톡톡 튀는 역할을 많이 맡는데, 그때 배운 걸 활용하고 있어요. 대본을 보고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지도 금방 파악돼요. 애드리브 아이디어도 많이 생각나고요. 코미디를 많이 해봐서 그런가 봐요.

개그가 쉽지 않잖아요. 개그맨들 정말 천재적이죠.
원래 개그맨의 꿈이 50%, 배우의 꿈이 50%였어요. 처음에 연기를 배우려고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코미디가 너무 재밌는 거예요. 서울예대 개그 동아리 역사가 깊거든요. 신동엽, 이영자 선배님 등 유명한 분도 많았어요. 하다 보니 코미디언에 대한 존경도 커졌고요. ‘군대 다녀와서 진로를 정해봐야지’ 할 정도로 고민했는데, 공채 코미디가 없어지면서 ‘배우의 길을 걸으라는 신의 계시구나’ 싶었어요.

하운즈투스 패턴 재킷 NAVY by Beyond Closet,
크리켓 스웨터 Boogie Holiday,
티셔츠 Levis, 브라운 팬츠 Millioncor, 로퍼 Clarks,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서 이종원 배우가 맡은 ‘박수호’의 오른팔 ‘비찬’ 역을 맡았어요. 조연이지만 비중이 꽤 있을 텐데, 촬영하다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어느날 아침 촬영장에서 점심을 먹고 대기 중이었는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긴장이 좀 풀렸나 봐요. 대사는 “찌르면 피 한 방울도 안 나올 것 같지 않습니까?”라는 짧은 한 줄이었어요. 제 차례가 되어 대사를 하려는데, 갑자기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거예요. 하필 그 자리에 대선배님들도 많이 계셨어요. 머릿속이 하얘지는데, 이걸 ‘화이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한 음절씩 끊어서 갔죠. 땀이 아니라 피가 나는 기분이었어요. 감사하게도 이하늬 선배님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라며 위로해주셨죠. 그 전에 많은 대사량을 NG 없이 해서 귀엽게 봐주시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그동안 성실히 해왔기에 선배들도 이해해준 거겠죠. 자신이 나온 유튜브나 숏츠 댓글에 ‘구교환 배우 느낌이 난다’는 이야기가 참 많아요. 어느 정도 공감하는지.
선배님이 기분 나쁘실까 봐 조심스러운데, 모니터링할 때 저도 가끔 생각해요. 눈매랑 코가 살짝 닮은 것 같다는. 저는 영광이죠. 그리고 구교환 선배님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 밈(meme)이 있잖아요. 저도 대학 때 찍은 사진 보면 구교환 선배님 멀어지기 사진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손석구나 조기성 배우, 야구 선수 손아섭을 닮았다는 등 천의 얼굴을 가졌어요. 익숙한 얼굴이 주는 장단점이 있다면?
여러 얼굴을 가진 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장르에 저를 던져놔도 이질감이 없을 테니까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도 괜찮고, 누아르도 어울릴 듯하고요.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웹 드라마 <픽고>에서 우식 역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절절한 짝사랑을 하는 캐릭터인데, 실제로 짝사랑한 경험이 있나요?
경험은 있죠. 하지만 그보다는 PD님들이 캐릭터와 서사를 잘 만들어주셨어요. 1년 반 동안 <픽고> 제작진과 함께하면서 저는 대본만 잘 읽었을 뿐이죠.

숟가락만 놓은 거예요?
그렇죠. PD님들이 다 했어요. 고낙균 PD라고, 대학교 타과 동기였던 형이 웹 드라마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만 해도 <픽고> 구독자가 8000명 정도밖에 안 됐어요. 저도 웹 드라마를 한번 해보고 싶어 겸사겸사 했는데, 그렇게 잘될 줄 몰랐죠. 지금은 <픽고> 채널 구독자가 70만 명 정도 되더라고요.
웹 드라마가 붐이던 시절이라 막차를 탄 거죠.(웃음) 아직도 유튜브 댓글 보면 우식이라고 부르는 분이 많아요.

군필이고, 해병대를 나왔어요. 특별히 해병대에 지원한 이유가 있나요?
할아버지가 해병대 4기예요. 아버지랑 형도 해병 출신이고. 어릴 때부터 세뇌 아닌 세뇌를 당한 거죠.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해병대에 입대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약 안 갔다면 족보에서 제 이름 찾기가 어려웠을 거예요.(웃음)

소매와 밑단에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화이트 재킷 Bluesunflower,
니트 톱 FromArles, 데님 팬츠 SaTurday of US,
스니커즈 Camperlab, 볼캡 MLB.

영화배우 강인권과 룸메이트로 알고 있어요. 서울예대에서 시작된 인연인지.
맞습니다. ‘정용주’ 하면 ‘강인권’을 빼놓을 수 없죠. 연기과 동기이자 개그 동아리 동기예요. 사실 인권이가 저보다 두 살 많은데 동기라서 말을 편하게 해요. 당시 개그 동아리 규율이라 어쩔 수 없이 말을 놓았죠. 4~5년 동안 “인권아” 하고 부르다 졸업했다고 갑자기 “인권이 형” 하는 게 어색한 거예요. 그도 저를 친구라고 생각하고요. 너무 편하게 지내니까 간혹 예의 없게 보거나 오해하는 분도 있죠. 우린 함께 살면서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을 정도로 잘 맞고 사이도 좋아요.

친한 동료이자 룸메이트가 배우라 서로 주고받는 영감이 있을 것 같아요.
연기에 관해 추구하는 방향은 같아요.‘최대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자’는 주의거든요. 반면 연기 스타일은 달라요. 가끔 제가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대사를 읽어봐달라고 할 때도 있죠. 아직 공개 시기가 미정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주연을 맡은 한 드라마 역할 레퍼런스에 인권이를 많이 참고했어요.

배우 정용주에게 연기란 뭘까요?
삶을 충실히 살아가게 해주는 원동력. 연기라는 게 한 사람의 일대기나 부분적인 삶을 보여주는 만큼 제 삶과도 연관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상황에서 성실하게 임하려고 하죠. 관계에서 회피하지 않으려 하고, 실수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게 연기에도 도움 된다고 느끼거든요.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데다 온전히 삶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게 연기인 것 같아요.

에디터 김지수 사진 김참 헤어 & 메이크업 강현경 스타일링 이태희 디지털 에디터 손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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