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에게 바치는 헌사
최고 소재를 찾는 로로피아나의 여정, 그 절대적 가치가 담긴 레코드 베일 어워드.

도쿄 국립박물관 효케이칸 건물에서 열린 레코드 베일 어워드
옷의 가치는 소재에서부터 형성된다. 디자인과 기능, 마케팅과 트렌드 등 좋은 옷을 규정하는 요소가 여럿 있지만, 뛰어난 소재는 그 시작이자 근원이다. 그러나 좋은 소재는 희귀하다. 그렇기에 가치 있는 옷을 만드는 시작은 좋은 소재를 찾는 여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로로피아나가 한 세기 동안 럭셔리 의류 브랜드의 정점에 선 이유다.
지난 4월 1일 ‘제27회 로로피아나 레코드 베일 어워드’를 기념하는 갈라 디너에 다녀왔다. 1997년 메종이 제정한 레코드 베일 어워드는 지구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꼽히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위치한 농가 중 세계에서 가장 미세한 메리노 울을 생산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행사는 도쿄 우에노 공원에 위치한 도쿄 국립박물관의 효케이칸 건물에서 열렸다. 메이지시대의 서양식 건축양식과 일본 근대 서양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 내부에는 로로피아나가 자랑하는 메리노 울과 이를 사용해 뽑은 원사, 그리고 역대 레코드 베일 수상자의 울을 보관한 진열함 등으로 채워졌다. 특히 레코드 베일 경쟁에 참여한 메리노 울로 제작한 ‘더 기프트 오브 킹스(The Gift of KingsⓇ)’ 컬렉션은 보는 각도에 따라 은은한 빛을 발해 한층 우아해 보였다. 더 기프트 오브 킹스 원사와 패브릭은 가볍고 자연스러운 탄성, 그리고 외부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특성을 지녔다. 추운 날씨에는 보온성을 유지하고, 따듯한 환경에서는 열을 방출해 쾌적함을 더한다. 또 섬유 무게의 최대 35%까지 수분을 흡수할 수 있어 편안한 착용감을 유지한다. 더 기프트 오브 킹스로 제작한 의류에는 양에서 털을 채취한 시기부터 원산지, 그리고 섬유의 미크론 수치까지 추적이 가능한 정보를 담은 특별한 라벨이 부착된다. 컬렉션은 과거 스페인 왕실이 유럽 군주에게 메리노 양을 선물하던 전통에서 영감을 받았다.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자 최고에게 바치는 헌사인 셈이다.
로로피아나의 소재에 대한 철학, 레코드 베일
이번 어워드를 축하하기 위해 도쿄 국립박물관에 여러 인사가 모였다. 로로피아나 CEO 프레데릭 아르노부터 건축가 아오키 준, 갤러리 파셀 디렉터 사토 타쿠, 그래픽 아티스트 야마자키 마리 등 일본의 문화·예술계 저명인사들이 모였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시상에 앞선 스피치에서 로로피아나의 소재에 대한 철학과 장인정신, 그리고 울 생산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25년 레코드 베일의 호주 부문은 파멜라·로버트 샌들런트 부부와 아들 브래들리가 운영하는 파이레니스 파크(Pyrenees Park) 농장이 선정됐다. 이곳은 10.4μ의 초극세 메리노 울 섬유 92kg을 생산하는 뛰어난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곳은 2023년 10.2μ이라는 경이로운 섬유 굵기로 세계기록을 세운 바 있다. 뉴질랜드 부문에서는 앨리스테어 캠벨과 아들 던컨이 이끄는 언스클루(Earnscleugh) 농장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이곳은 11.2μ 굵기의 메리노 울 91kg을 생산하는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미크론(μ)은 섬유의 굵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mm의 1000분의 1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70μ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들이 생산한 울의 품질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세계기록을 세운 월드 레코드 베일은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 때까지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 콰로나에 위치한 로로피아나 공장에 보관된다. 새로운 기록이 세워지면 이전 기록의 베일은 가장 안목 높은 애호가들을 위한 특별한 작품으로 탄생한다.

2025년 레코드 베일 어워드 수상자와 로로피아나 CEO 프레데릭 아르노.

2025년 레코드 베일 어워드 수상자의 트로피.
이처럼 레코드 베일은 최고 수준의 원재료를 향한 로로피아나의 헌신, 그리고 궁극의 메리노 울을 생산하기 위한 장인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어워드인 셈이다. 그것이 소유하고 싶은 명품 의류 브랜드의 상징 로로피아나의 저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