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좋아했던 그녀
첫사랑 이미지, 그 이상의 반전 매력으로 가득한 강혜원에 대하여.
벌써 5년이 지났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나요.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가짐도 바뀌었어요.
뭔가를 할 때 무게감과 책임감을 더 느껴요.
아침 일찍부터 화보 촬영을 했어요. 피곤하지는 않나요?
어제 일찍 자서 괜찮아요. 촬영을 위해서요? 그것도 그렇고, 생활 패턴이 조금 바뀌었어요. 원래 늦게 자는 편인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요. 더 건강한 삶을 위해서요.(웃음)
<소년시대>는 촬영이 모두 끝났나요?
끝나고 다른 촬영을 하고 있는데, 그것도 곧 끝나요. 시간 여유가 생겨서 평소 하고 싶던 것들을 하는 중이에요
하고 싶던 거라면요?
바쁠 땐 하지 못한 일상적인 것. 날씨도 좋으니까 하루에 두 번은 강아지 제제와 산책한다거나 독서도 하고 있어요. 에세이나 소설을 읽는 것도 좋아하는데, 최근 인상 깊게 읽은 건 <약간의 거리를 둔다>와 <노르웨이의 숲>이에요.
곧 공개하는 드라마 <소년시대>에서는 남학생들의 마음을 흔드는 ‘강선화’ 역을 맡았어요. 배역에서 영감받아 화보 콘셉트도 ‘첫사랑’이었고요. 새 작품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회사에서 추천해주셨어요. 감독님 뵙고 연기도 보여드리면서 강선화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그러다 보니 감사하게도 강선화 역을 맡게되었어요.
웹드라마 <청춘블라썸>에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윤보미’, 이번 <소년시대>에서 맡은 ‘강선화’는 분위기가 비슷해요. 이런 배역이 연이어 들어오는 이유는 외모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매체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털털한 편에 가깝지 않나요?
두 역할이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성격은 달라요. 보미보다는 선화가 성격이 확실한 편이에요. 선화라는 캐릭터도 저랑 완전히 같다고 할 순 없지만,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스무 살에 우연한 기회로 데뷔해 어느덧 5년 차를 맞았어요. 소회가 어떤가요?
벌써 5년이 지났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나요.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가짐도 바뀌었어요. 뭔가를 할 때 무게감과 책임감을 더 느껴요. 나를 봐주는 팬들과 사람들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요. 해가 지나면서 나이를 조금 먹어서인지. 스무 살도 물론 성인이지만 아무것도 모를 때 시작한 거잖아요. 그때의 마음과는 달라진 것 같아요.
어쩐지 오늘 화보 촬영을 할 때도 성숙한 분위기가 물씬났어요. 약 1년 전에는 ‘연기, 반려견 제제와 산책, 그림’ 세 가지에 빠져 살았죠. 지금 빠진 세 가지는 뭐예요?
일단 초콜릿. 그리고 일이요. 변함없이 그림도 그리고 있어요. 사실 1년 전과 비슷한데, 변한 거라면 초콜릿이 추가됐네요.
원래 초콜릿을 좋아했나요?
찾아 먹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초콜릿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나 봐요.(웃음)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디저트는요?
너무 많은데. ‘단짠’이 당길 때는 ‘리츠 초코’를 먹고, 완전 진한 초콜릿이 먹고 싶을 땐 ‘비쵸비’를 먹어요. 비쵸비에는 초콜릿 하나가 통으로 들어 있거든요. 커피를 안 마셔서 아이스 초코는 늘 마시고요.
강혜원에게 초콜릿이란?
생명이요.(웃음)
연기와 가수 활동, 본인이 느끼기에 각각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가수 활동을 할 때는 제가 팬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고, 연기를 할 때는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게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평소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연기로 표출할 수 있어 좋아요.
그렇군요. 언젠가 꼭 하고 싶은 역할도 있나요?
액션 영화를 좋아해요. 보면서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요. 제가 액션을 한다면 의외가 아닐까요? <존 윅> 시리즈는 다 봤고 <미션 임파서블>도 즐겨 봤어요. 라이언 고슬링이 나온 <그레이 맨>도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봤죠.
액션 영화가 왜 좋아요?
시원시원해서요. 평소 쉽게 하거나 볼 수 없는 장면이 많잖아요. 그래서 더 재밌어요. 정말 반전 매력이 있네요.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롤도 하고요. 맞아요.(웃음) 롤은 아직도 해요.
티어가 뭐예요?
랭킹 게임은 안 하는 편이긴 한데, 실버예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에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좋아하는 일은 많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은 건 많지 않으니까요.
대단해요. 한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작은 즐거움이라도 찾아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어요. 그렇게 살고 있나요?
그걸 잘 지키는 것 같아요. 초콜릿도 그런 바람을 이루기 위한 장치 중 하나고요.(웃음) 최근 스태프 언니와 편의점에 갔는데, 언니가 본인 걸 사면서 초콜릿 과자를 하나 집어 “너 이거 좋아하잖아”라고 한 뒤 같이 담는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걸 기억해주니 감동받게 되더라고요.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죠.
맞아요. 사소한 거라도 예쁘게 보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해요.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요.
스위스랑 LA를 좋아하고 종종 떠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제게 스위스는 평화로운 이미지예요. 그래서 가고 싶어요. 반면 LA는 활기찬 느낌이죠. 조용하고 에너지 넘치는 걸 모두 좋아해서 대표적 이미지를 가진 나라에 가고 싶다고 주로 꼽는 듯해요.
LA는 가본 적이 있죠. 스위스는 가봤나요?
아직이요. 올해 시간이 되면 꼭 다녀오고 싶어요. 갔다 와서 다음 인터뷰 때 좋았던 장소 소개해드릴게요.
어디가 가장 좋았는지 꼭 알려주세요. 사진 찍는 것도 즐기는 편이죠?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는데, 찍는 것과 찍히는 것 모두 좋아해요.
어떤 순간에 셔터를 누르나요?
딱 봤는데 상대가 예뻐보일 때, 이 장면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눌러요. 오래된 고향 친구와 함께 1년에 한 번은 제주도에 놀러 가거든요. 이번에도 다녀왔는데, 날씨도 화창하고 그 순간 친구의 모습을 담고 싶어 사진을 찍었어요.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저는 그게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에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좋아하는 일은 많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은 건 많지 않으니까요.
연말을 앞두고 특별한 계획이나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내년에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처럼 살고 싶어요. 모든 순간에 충실하고, 작은 것에 행복함과 만족감을 느끼는 삶이요. 대단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어요. 이런 일상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