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스 픽’ 11월의 아이템
에디터들이 선정한 이번 시즌 가장 완벽한 아이템 4.
LOUIS VUITTON

LOBSTER WEARABLE WALLET 욕망, 자유, 그리고 유머를 담아낸 바다의 형상.
20~21세기 예술사에서 바닷가재는 원초적 욕망과 자유를 은유했다. 살바도르 달리의 ‘바닷가재 전화기’는 억눌린 욕망을, 앤디 워홀의 ‘Lobster’는 소비와 욕망을, 필립 콜버트는 모든 작품에 자신을 바닷가재로 출연시켜 자유와 변신을 표현했다. 2025 F/W 컬렉션에서 퍼렐과 니고는 바닷가재 실루엣을 패션계로 소환해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드러낸다. 생생하게 묘사한 관절형 꼬리와 집게발은 전통적 가방의 틀을 과감히 뒤집고, 자개 장식 눈과 가지런히 정렬한 수염은 정교하고 유머러스하다. 욕망, 자유, 그리고 유머를 관통하는 이 기묘하고 매혹적인 가방은 오늘날 루이 비통 남성의 담대한 정신을 상징한다.
- 에디터 박소연
- 사진 김흥수
TUDOR

TUDOR 1926 LUNA 달이 차오른다.
고대부터 달과 별은 시간과 계절을 읽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이를 기계식 시계로 구현한 문페이즈는 초정밀 시계의 기술력을 방증한다. 크로노그래프와 GMT 같은 실용적 기능에 집중해온 튜더가 마침내 달을 품은 이유다. 1926 루나는 39mm 케이스와 짝수 아라빅 아플리케 인덱스로 1926 컬렉션의 전통을 살렸지만, 와플 대신 선레이 다이얼로 새로움을 더했다. 팬텀 문라이트 골드 디스크는 6시 방향의 둥근 창 안에서 달이 차고 기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이얼 컬러인 샴페인 골드는 배우 주걸륜과 튜더 디자이너가 함께 구상한 결과물이다.
- 에디터 허지은
- 사진 김흥수
PARA JUMPERS

RODNEY SPECIAL 겨울을 위한 봉헌.
정직하고 단단한 형태, 몸에 착 감기는 적당한 무게감, 부드러운 감촉의 양가죽, 세월의 멋을 품은 디테일. 정신이 번쩍 드는 뾰족한 추위의 맞수로 파라점퍼스는 로드니 스페셜 재킷을 내놓았다. 포근한 양털 칼라를 세우면 바람이 파고들 틈이 없고, 내부에도 2개의 주머니를 마련해 실용적 요소까지 고려했다. 입는 순간 근육 운동을 한 듯 몸이 좋아 보이는 착시 효과와 입을수록 착용자의 실루엣에 맞게 생기는 힘찬 주름 역시 이 재킷의 묘미다. 몸에 걸치자마자 훈기가 돌고 사지가 녹녹해지니 올겨울의 이른 추위가 두렵지 않다.
- 에디터 홍혜선
- 사진 김흥수
MONTBLANC

DIGITAL PAPER 필기의 품격.
디지털 페이퍼는 손끝의 감각을 잃지 않은 채 필기의 세계를 디지털로 확장한 도구다. 와콤의 정밀한 기술이 펜의 압력과 속도를 세밀하게 인식하고, 마이스터스튁의 메탈 링과 엠블럼이 몽블랑 특유의 품격을 유지한다. 펜촉은 세 가지로 구성해 각각 다른 마찰감과 질감을 구현한다. 미세한 필압 변화에도 잉크의 흐름이 달라지며, 종이 위를 스치듯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전한다. 기술적 완성도는 기능으로도 이어진다. 손 글씨 인식과 PDF 교정, 클라우드 연동은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효율을 자연스럽게 잇는다. 겉으로는 하나의 전자 기기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몽블랑만의 오랜 철학이 흐른다. 쓰는 행위를 사유의 과정으로 여기는 태도, 그 고유한 정신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 에디터 박찬
-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