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가 선택한 패션 아이템 4
네 명의 예술가가 패션 아이템을 통해 전하는 예술적 심미안과 철학.

BOTTEGA VENETA
몸을 감싸는 조형예술, WRINKLED JACKET
<차인철, 그래픽 아티스트>
시선을 끈 물건 보테가 베네타의 주름진 재킷.
이 물건의 매력 보테가 베네타가 소재를 예술적으로 능란하게 구현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진다. 특유의 주름진 텍스처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형적 일러스트나 그래픽디자인을 직접 옷으로 구현한 듯하다.
즐기는 방법 이런 옷은 입기보다는 감상하는 편이 온당하다고 믿는다. 값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예술품을 사는 행위와 같은 맥락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마음에 쏙 드는 미술품을 벽에 걸어두고 가만히 바라볼 때 느끼는 감동이나 뿌듯함과 비슷하다.
가장 유사한 본인 작품 ‘균형’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컬러와 도형의 변형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주름진 텍스처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SwingingBetween’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HUBLOT
솔직한 자화상, BIG BANG 20TH ANNIVERSARY CELEBRATION ALL BLACK
<부원, 페인터>
시선을 끈 물건 위블로 빅뱅 20주년 기념 올 블랙.
이 물건의 매력 검은색의 단단하고 고요한 느낌을 좋아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모노톤 민무늬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이 시계는 그런 나의 취향을 모두 품었다. 올 블랙의 절제된 디자인은 평소 차림과 어우러지고, 무광의 세라믹 케이스는 가볍고 견고해서 어떤 작업 중에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 스트랩은 원 클릭 시스템으로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즐기는 방법 검은색이 주는 단단하고 고요한 느낌을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이 컬러는 사실 엄청 많은 색을 품고 있다. 특별한 멋을 더하지 않아도 취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착용할 때 이 시계는 더욱 빛을 발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가장 ‘나다운’ 모습을 완성해주니까.
가장 유사한 본인 작품 작품에 유독 토끼나 밝은색이 많은 이유는 내 감정을 덮기 위함이다. ‘장마’라는 제목의 자화상은 어두운 배경에 내 얼굴을 그렸다. 조용하고 말이 없는 물건이지만, 물건 전체를 검은색으로 덮은 이 시계가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같다.

LOUIS VUITTON
장난감 같은 진심, LV CHOCOLATE BAR KEY HOLDER & LV PULCINO BAG CHARM
<ccreatt, 3D 아티스트>
이 물건의 매력 백참은 이름표 같다. 가죽 초콜릿과 병아리, 뒷면을 감싼 모노그램 캔버스, 링과 고리로 완성된 이 작은 오브제는 개성을 표현하는 가장 감각적인 방식이다.
즐기는 방법 내 작업에 영감을 주는 원천 중 하나는 패션 브랜드다. 디자이너들이 매 시즌 패션으로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요즘은 루이 비통 맨즈 라인에 눈길이 간다. 자주 메는 백팩에 포인트로 더하거나 허리춤에 달면 귀여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데님 팬츠에 티셔츠나 셔츠를 매치한 깔끔한 스타일에 더해질 때, 완벽한 포인트 아이템이 된다.
가장 유사한 본인 작품 장난감 패키지 형식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 시리즈. 마트나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된 장난감의 형태를 차용해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겉보기엔 양산품 같지만, 그 안에 위트와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 백참과 닮았다. 앞으로는 작품 외에도 이처럼 감각적이고 유쾌한 소품을 만들고 싶다.

PAUL SMITH
시간의 조각, GRADATION T-SHIRTS
<주재범, 픽셀 아티스트>
시선을 끈 물건 폴 스미스 티셔츠.
이 물건의 매력 시공간이 뒤틀리고, 미지의 빛과 속도를 담았다. 이 추상적인 장면은 블루와 골드, 퍼플 계열 컬러가 겹쳐져 만들어낸다. 티셔츠 위 예술적인 프린트는 한 편의 신비로운 영상처럼 다가온다.
즐기는 방법 티셔츠의 화려함을 강조하기 위해 나머지 아이템은 조금 힘을 빼도 좋겠다. 평소 즐겨 입는 데님 팬츠와 틴트 렌즈 안경을 더해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
가장 유사한 본인 작품 ‘흩날리는 기억 시리즈’는 픽셀의 경계를 흐트러뜨려 시간과 기억이 서서히 스며든 듯한 몽환적 이미지를 담았다. 은은하게 번지는 네온사인이 담긴 이 티셔츠는 내 작업물의 정서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