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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품은 무한한 장인정신과 기술력. 베네치아 레더 위 오롯이 그려낸 <어린 왕자>의 생명력.

The Art of Imagination

브라운 베네치아 레더에 화이트 레터링 타투를 새기는 모습.
바오밥나무의 윤곽을 붓으로 섬세하게 그리는 과정.
가방의 앞면에서 측면, 뒷면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산맥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벨루티의 장인정신은 모든 상상을 실제화하는 여정의 출발점이다. 지난 6월 말, 이탈리아 페라라에 위치한 마니파투라 벨루티를 방문했다. 벨루티 레더 제품의 프로토타입이 탄생하고 실제 제품이 완성되는 핵심 제작 공방으로, 이곳에서 <어린 왕자> 컬렉션에 담긴 정교한 기술과 기법, 메종이 오랜 시간 이어온 장인기술 정신과 전통을 목도할 수 있었다. 메종의 본질인 베네치아 레더는 <어린 왕자> 컬렉션의 모든 표현을 담는 캔버스가 됐다. 레더 본연의 질감과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그 아름다움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다양한 기법이 동원됐다. 유서 깊은 스크리토 테크닉을 계승한 레이저 각인은 다양한 문양과 글귀를 레더 위에 옮겼다. 원고의 단편과 초안 스케치, <어린 왕자>의 상징적 문장이 레더 표면에 살아 숨 쉬듯 새겨졌다. 여기에 파티나는 회화적 방식으로 접목됐다. 생전에 수채화를 즐긴 생텍쥐페리에 대한 오마주로, 옅은 색에서 점차 짙어지는 색의 층이 서로 스며들고 교차하며 신비로운 깊이와 이미지를 완성한다. 갈색 레더 위 흰 글씨가 또렷하게 남은 원 주르 백은 책의 한 페이지를 그대로 옮긴 듯 생생하다. 레이저로 각인한 스케치 위에 파티나로 색을 입히고, 흰 글씨는 타투로 표현했다. 그 결과 레더 표면은 안개와 구름처럼 흐리고 몽환적 형상이 피어난다. 켜켜이 쌓인 예술적 기록과 파편이 색과 질감, 깊이감을 드러내며 조화를 이룬다. 메종의 상징적 기법 중 하나인 파티나는 회화적 표현 방식을 더욱 극대화했다. 두 주르 백에 담긴 바오밥나무는 수채화처럼 섬세한 붓 터치로 묘사됐다. 묽게 희석한 파티나 염료를 투명하게 여러 겹 덧입히면 색이 섞이고 번지며 문양을 드러낸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바오밥나무의 윤곽은 평면의 레더 위에 공간감을 만들고, 나무 위를 나는 새들의 모습은 레이저로 세밀하게 음각해 생동감을 전한다. 퍼즐 조각처럼 분절된 레더 조각을 이어 붙여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마케트리 기법 역시 시선을 끈다. 파티나로 마감한 레더 조각은 서로 맞닿으며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부드러운 윤곽을 그리는 사막의 능선을 입체적으로 강조한다. 벨루티가 해석한 <어린 왕자>의 세계는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손에 쥐고, 쓸어보며, 사용할 때 비로소 온전한 경험으로 완성된다. 문학과 장인정신이 만나는 지점에서 완성된 14피스의 오브제는 결국 사람의 손이 닿고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어린 왕자>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발견해볼 시간이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 형상이 담긴 마코레 슬림 지갑. 레이저로 파낸 윤곽 위 파티나를 도포해 강렬하면서도 입체적인 음영을 완성했다.
레더 위에 입체적으로 표현한 넝쿨 장식이 장미의 생명력을 배가한다.
짙은 초록빛 파티나를 머금은 로즈우드 클러치백.
벨루티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에디션 제작 과정.
벨루티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에디션 제작 과정.
벨루티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에디션 제작 과정.
벨루티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에디션 제작 과정.
탁월한 문학작품을 상징하는 이정표로 자리 잡은 플레야드 총서는 컬렉터를 위한 작품으로서 가치를 더한다.

레더 위에 피어난 <어린 왕자>의 문학적 유산

프랑스의 유서 깊은 출판사 갈리마르(Gallimard)는 ‘플레야드 총서(Bibliotheque de la Ple’iade)’를 통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작품의 문학적 권위를 보존해왔다. 총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총서에는 작가가 평생에 걸쳐 남긴 문학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벨루티는 <어린 왕자> 프랑스어 초판 발행 80주년을 맞아 생텍쥐페리의 언어와 스토리텔링에 주목했다. 시대를 초월한 문학적 유산이자 소장 가치가 높은 플레야드 총서의 권위가 벨루티의 장인정신과 조우한 것이다. 이번 ‘생텍쥐페리 스페셜 에디션’은 원작 구성을 그대로 살려 작가의 전 작품을 두 권 세트에 담았다. 케이스와 표지는 모두 벨루티의 시그너처인 파티나 기법의 베네치아 레더로 제작했다. 1권 표지에는 작가의 친필 원고 일부를 레이저로 각인했고, <어린 왕자>가 수록된 2권에는 생텍쥐페리의 초기 드로잉을 새겨 넣었다. 플레야드 총서는 본래 작품이 쓰인 세기에 따라 레더 색상을 달리하는데, 20세기 문학을 상징하는 토바코 브라운 컬러는 벨루티 특유의 베네치아 레더 색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단 99부 한정 넘버링으로 선보이는 이번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은 장인이 수기로 직접 에디션 넘버를 기록해 특별함을 더했다. 해당 에디션은 메종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이들에게 헌정할 예정이며, 그중 한 부는 ‘기쁨은 나눌 때 완성된다’는 가치에 따라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재단 지원을 위한 자선 경매에 출품한다.

에디터 정유민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