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쉐론, 꿈이 혁신이 될 때
물의 경이로움을 예찬하는 부쉐론의 독창적 세계관. 2024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Or Bleu)’ 하이 주얼리 컬렉션.
쏟아지는 폭포의 힘, 빙하 결정의 순수, 부서지는 파도의 조형적 아름다움까지. 규정할 수 없는 물의 스펙트럼은 여러 예술과 산업에 걸쳐 거듭 재창조됐다. 그럼에도 새롭다고 느끼며 연신 감탄한 것이 얼마 만인지. 부쉐론의 2024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그야말로 주얼리 디자인의 경계를 넘어 경이로운 자연을 포착한 걸작에 가까웠다.
부쉐론은 매년 두 차례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인다. 1월에는 메종의 풍부한 유산에서 영감받은 ‘이스뚜아 드 스틸(Histoir de Style)’ 컬렉션을, 7월에는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 컬렉션을 공개한다. 프랑스어로 ‘백지’를 뜻하는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은 부쉐론 크리에이티브 클레어 슈완의 꿈에서 시작해 혁신적 기술과 소재, 아틀리에의 전문성이 결합해 현실이 되었다. 2024 까르뜨 블랑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자연의 원초적 에너지, 물에 대한 찬사를 담는다. 그는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며 강렬한 물의 흐름과 색, 파도의 질감을 탐구하며 주얼리를 구상했다.
가공하지 않은 아름다움에 대한 오마주
전시장에서 처음 마주한 작품은 협곡을 따라 쏟아지는 폭포를 형상화한 카스카드 네크리스. 1m가 넘는 네크리스는 그 자체로 압도적 존재감을 발산하며 이후 펼쳐질 주얼리 컬렉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웅장하게 굽이치는 파도의 조형적 아름다움은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오 비브 숄더 주얼리로 구현했고, 빙하 중심부로 물이 흘러들어 만들어진 얼음 동굴은 시엘 드 글라스 브레이슬릿으로 탄생했다. 다이아몬드는 물론 락 크리스털과 대리석 등 자연의 순수와 아름다움, 고요와 힘을 보여주는 대담한 소재의 선택 역시 눈길을 끌었다.
몰입감을 높인 전시 연출
부쉐론의 독창적 시각과 대담한 스토리텔링은 전시 전반에서 빛을 발했다. 독일 사진작가 얀 에리크 바이더(Jan Erik Waider)의 아이슬란드 풍경 사진을 주얼리와 나란히 전시해 두 작품에 담긴 자연의 이미지와 관계성을 더욱 강조했다. 또 물을 주제로 한 컬렉션 느낌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고심이 곳곳에 드러났다. 프랑스 음악가 몰레큘(Mole′ cule)이 아이슬란드에서 채집한 파도와 자연의 소리로 구성한 사운드트랙이
전시장을 채우며 2024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세계관을 더욱 입체적으로 경험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