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티의 경이로운 시간
벨루티가 걸어온 130년의 발자취.

벨루티가 창립 130주년을 맞아 2025 F/W 파리 남성 패션 위크 기간 프랑스 문화와 학문을 대표하는 시몬 & 치노 델 루카 재단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다. 단순한 회고전을 넘어 벨루티의 유구한 역사적 기틀이 된 유산을 되짚어보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디메저’ 슈즈, ‘포레스티어’ 재킷, ‘페리플’ 백을 새롭게 조명했다.

1895년, 알렉산드로 벨루티는 자발적으로 나서 극단 배우들에게 레이스업 슈즈를 만들어주었고,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슈즈였다. 당시 남성들 사이에 그의 레이스업 슈즈가 유행하면서 발 곡선을 따라 조각하듯 완성된 실루엣은 벨루티의 초석이 되었고, 오늘날 디메저 슈즈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브랜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1947년에는 저명한 건축가이자 오랜 고객인 르코르뷔지에의 개인적인 요청으로 포레스티어 재킷을 만들었다. 절제된 실루엣과 기능성을 갖춘 이 재킷은 단순한 맞춤 제작을 넘어 벨루티만의 스타일을 정립하며 브랜드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가방 또한 시대와 함께 진화했다. 20년 전 벨루티가 완성한 첫 번째 가방 라인 중 ‘주르’ 백이 클래식한 남성 가방의 기준을 세웠다면, 올해 새롭게 공개한 페리플 백은 보다 유연한 형태와 슈즈 아웃솔을 연상시키는 구조가 특징이다. 가방 하단부와 스트랩이 하나로 이어지는 형태로, 현대적이면서 미니멀한 인상을 전한다. ‘여정’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벨루티의 철학을 품은 이 백은 브랜드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시작점과도 같았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벨루티가 100여년의 시간 동안 어떻게 영겁의 역사를 이어왔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그 가지를 새롭게 뻗어나가고자 하는 브랜드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참석해 벨루티의 특별한 순간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