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을 넘어 경험으로 완성되는 나만의 패션 세계

유행을 좇아 비슷한 옷차림에 안도감을 느끼던 시대는 지났다. 취향 존중 시대, 희소한 것, 나만의 것을 찾으려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남성 포멀웨어를 다루는 프리랜서 에디터 박정희는 “옷을 많이 입어보고 자신의 취향을 파악한 뒤 기성복으로 만족할 수 없는 디테일은 맞춤으로 보완해야 비로소 완벽한 ‘나만의 것’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최근 패션 하우스들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경험’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리뉴얼한 페라가모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2층 VIP 공간에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신발 컬렉션 ‘트라메짜’가 전시되어 있었다. 트라메짜는 기성 제품으로도 판매하지만, 동시에 MTM(Made To Measure) 서비스가 가능한 신발이다. 방문한 고객이 직접 착용해보고, 발 조건에 맞게 주문할 수 있도록 마련된 새로운 공간을 보며 브랜드가 개인의 경험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밀라노에서 남성복을 전공하고, 현재 오데마 피게 브랜드팀에서 근무하는 임일웅은 말한다. “비스포크나 MTM 서비스는 단순히 옷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자신이 그린 이상을 실현하려는 과정이다.” 결국 맞춤은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스스로를 탐구하고 경험을 통해 ‘나만의 이미지’를 완성해가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한 장의 가죽으로 만든 신발

페라가모를 대표하는 슈즈 컬렉션, 트라메짜. 갑피와 밑창 사이에 자리한 두툼하고 탄성이 있는 가죽층을 뜻하며, 신을수록 발 모양에 맞게 형태가 변해 착용감이 뛰어나다. 이 가죽층은 수선이 가능해 반영구적으로 신을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특히 재단과 봉제 없이 한 장의 가죽으로 만드는 트라메짜 라인의 레이스업 슈즈는 호화로운 착화감을 제공한다. 페라가모 슈즈 중 유일하게 MTM 서비스를 제공한다.

• LEAD TIME 일반 상품은 약 3개월, 이그조틱 레더 제품은 약 5개월
• STORE 페라가모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다

프랑스 본사의 수석 장인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개인의 체형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구두와 의류는 물론 가구, 안경 케이스 등 고객의 요청에 따른 모든 제품을 구현 가능하다. 남성 중심으로 전개하는 벨루티 컬렉션을 원하는 여성 고객이 비스포크, MTM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 LEAD TIME 4~6개월 이상
• STORE 갤러리아백화점 WEST,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바로 만나는 맞춤 전문가의 손길

전 세계 제냐 매장에는 이탈리아 본사의 MTM 교육을 이수한 직원이 상주한다. 덕분에 고객은 언제든 수 미즈라(Su Misura)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또 시즌별 내·외부 이벤트 기간에는 본사의 MTM 매니저가 매장을 방문해 더욱 정교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 LEAD TIME 슈트 약 4주, 레더 아우터 6주, 슈즈 8주
• STORE 전국 모든 제냐 매장

뚜렷한 취향을 위한 대안

랄프 로렌 퍼플 라벨의 모든 기성품은 개인화가 가능하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폴로셔츠와 라운지웨어, 스포츠웨어는 물론 소재와 컬러, 니트 위빙까지 세밀하게 지정할 수 있다. 드레스 워치는 스트랩 소재와 버클 색상을, 슈즈는 원하는 자수 디테일까지 세세하게 선택 가능하다.

• LEAD TIME 의류 약 12-14주, 슈즈 12주
• STORE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돌체앤가바나 맞춤 슈트는 소재와 부자재 선택의 폭이 넓다. 울과 실크가 어우러진 브로케이드 패턴을 비롯해 500여 가지 원단, 100여 종의 안감, 24K 화이트·옐로 골드 단추를 포함한 60여 종의 부자재가 무궁무진한 조합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모두 돌체앤가바나 디자인팀이 독점 개발한 것으로, 오직 맞춤 서비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 LEAD TIME 약 4~6주
• STORE 돌체앤가바나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다섯 명의 장인이 만든 슈트

일반적 맞춤 슈트는 완성하기까지 6~8주 소요되지만, 키톤의 K50 모델이라 불리는 비스포크 슈트는 다섯 명의 마스터 테일러가 한 팀을 이뤄 제작해 단 50시간 만에 완성품을 받을 수 있다. MTM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나폴리 본사 테일러가 1년에 두 번 한국을 방문한다.

• LEAD TIME 약 50시간
• STORE 청담 키톤 플래그십 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