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ciety 안내

<맨 노블레스>가 '디깅 커뮤니티 M.Society'를 시작합니다.
M.Society는 초대코드가 있어야만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세히보기
닫기

달리는 계절, 깨우는 본능

혹등고래가 지나가는 아침, 골드코스트를 달렸다.

Copyright: © 2025 Marathon Photos.

지구 북반구의 대륙이 뜨겁게 달궈지는 동안 남반부에 위치한 호주는 겨울을 맞는다. 올해 7월 최고 기온이 30℃ 이상 오르면서 호주 또한 117년 만에 폭염을 기록했지만, 골드코스트의 새벽 공기는 여전히 선선했다. 계절의 모서리에서 균형을 잡는 도시는 전 세계 러너들을 끌어모았다.

올해 45주년을 맞은 2025 골드코스트 마라톤은 지금껏 이 도시가 경험한 가장 큰 스케일이었다. 지난 7월 5일과 6일 양일간 열린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러너는 총 3만 9천여 명. 1979년 첫 대회가 열린 이래 최대의 숫자다. 퀸즐랜드 이외의 지역 참가자는 52%를 차지했고 그중 해외 참가자는 3천500명이었다. 단 한 해의 기록으로, 도시의 여름 경제가 6천만 달러 가까이 뛴 셈이다.

일출과 함께 금빛으로 물든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 Copyright: © 2025 Marathon Photos.
2025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 2일 차인 7월 6일 대회 풍경 Photography by Mike Walen Copyright: © 2025 Marathon Photos.

정작 달리는 사람들은 숫자가 아니라, 장면을 기억한다. 골드코스트 마라톤은 인생의 황홀한 한 컷을 만드는 시간이다. 컴컴한 새벽 4시부터 집합에 나선 러너들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동안, 달리는 본능과 감각은 하나가 된다. 해안선을 물들이는 금빛은 러너의 오감을 자극하며 쉽게 잊기 어려운 에너지를 분출시킨다. 그래서일까.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는 개인 최고 기록, 즉 프라이빗 베스트(Private Best)를 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별히 오르막 구간 없이 평탄하게 펼쳐진 코스와 달리기에 적당한 여름 계절의 온습도 등은 기록을 크게 단축시키는 물리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초보 러너마저도 장거리를 완주하게 만드는 힘을 금빛 해안선 말고 무엇으로 설명할까. 달린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데, 현실의 삶을 살며 달리는 시간을 잊은 인간에게 골드코스트는 그 본능을 깨워준다. 러너들이 최상의 기쁨을 맞이하는 동안 골드코스트의 파도가 흔들리며 혹등고래가 지나갔다. 남극 대륙으로부터 5천 미터를 달린 장거리 주자들은 올해도 퀸즐랜드 따듯한 바다에서 새끼를 낳는다.

Copyright: © 2025 Marathon Photos.
골드코스트 해안선을 따라 도시를 가로지르는 러너들. Copyright: © 2025 Marathon Photos.
video poster
M.소사이어티, 골드코스트 마라톤을 달리다

<맨 노블레스> 매거진이 운영하는 익스클루시브 멤버십 클럽 <M.소사이어티>가 2025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어린이에게 최적화된 가장 짧은 2km부터 42.195km의 풀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로 펼쳐지는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에서 멤버들은 21.0975km의 하프 코스를 달렸다. 보통 취미로 달리는 러너들이 선택하는 10km의 두 배가 넘는 코스다. 지난 4월 참가가 확정된 멤버들은 출전 당일까지 마라톤 참가 준비를 해야 했다.

5월 27일 아난티 앳 강남 비앙드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멤버들은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 일정을 숙지하면서 각자 하프 코스를 완주하기 위한 연습을 공유했다. 국내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러너들은 물론 10km조차 달린 적이 없는 초보 러너까지 M.소사이어티를 통해 골드코스트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들의 마라톤 경력은 다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가자에게 하프 코스는 처음이었다.

마라톤은 무작정 달린다고 잘 달릴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박명현 감독이 이끄는 러닝 전문 기관 런콥(Runcorp)은 여섯 명의 M소사이어티 멤버들을 대상으로 러닝 클래스를 진행했다. 개인 별로 발 상태를 진단하며 평소 걷거나 뛰면서 자신이 어떻게 발을 사용하고 있는지 아는 것부터 시작했다.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화 사이즈와 장비 등을 추천하고, 장거리 달리기의 기술적인 이론은 물론 실전을 체험하며 상체와 하체를 부상 없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초 지식을 익혔다.  

런콥 러닝 랩에서 진행된 러닝 클래스 Photography by Seo Sehyun
최고의 페이스메이커 골드 코스트, 러너를 만든다  

7월 5일 토요일에 열린 골드코스트 마라톤 첫날, 6명의 M.소사이어티 멤버들은 하프 코스에 참가해 모두 완주했다. 서로의 기록은 달라도, 함께 달리며 골드코스트의 아름다운 풍경을 공유한 경험은 쉽게 잊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 골드코스트 하프마라톤 대회는 지금까지 경험한 마라톤 중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완벽한 코스와 쾌적한 날씨, 현지 주민들의 진심 어린 응원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국내 대회와 달리 모두가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분위기가 참 특별했습니다. 해변을 따라 달리며 마지막 2km 고비를 넘기고 피니시 라인에 다다랐을 때의 기쁨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죠. 도쿄 마라톤과 비교하면, 두 대회 모두 지역 전체가 축제처럼 들썩이고 완주 후 서로 축하하는 문화가 비슷해요. 하지만 골드코스트만의 강점은 자연환경입니다. 평평한 해변 코스와 쾌적한 겨울 날씨, 그리고 여행과 레이스를 함께 즐길 수 있죠. 특히 한국과 계절이 반대라서 국내 시즌이 끝난 후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1시간 28분이라는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어요. 골드 코스트 여행도 특별했어요. 고래 와칭 크루즈를 통해 가까이에서 혹등고래를 보고, 해변에서 태닝과 물놀이를 즐기고, 77층 스카이 포인트에서 파노라마를 감상하는 등 인상적인 순간이 많았어요. 현지 피트니스 문화도 체험하며 힐링과 동기부여를 얻었고, 항공 학교 투어도 개인 목표와 맞닿아 의미가 컸습니다. 또 한 번 하프마라톤에 도전해 새로운 PB를 세우고, 경비행기 투어로 특별한 해양 생물을 만나고 싶어요. 골드코스트 마라톤은 기록, 여행, 힐링, 도전을 모두 갖춘 최고의 경험이었고, 러너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dongtivation

“10km까지 달리는 동안 컨디션은 최상이었어요. 19~20km에서 너무 힘들었지만 결국 완주했어요. 목표 기록보다 1시간 더 빨리 들어왔어요. 피니시 라인에서 감정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나더라고요. 추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떠오른 태양으로 물든 골드코스트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ek_eee

“한 평생 제대로 뛰어본 적도 없고, 바쁜 회사 생활로 인해 러닝 연습도 못해 마라톤 대회 당일까지도 걱정했어요. 10km 마라톤 대회도 출전해보지 않은 제가 하프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며 세운 목표는 ‘3시간 20분, 컷오프 시간 안에만 완주하자’ 였어요. 첫 10km 이후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3시간 1분 50초로 완주할 수 있었어요. 내 몸과 정신으로 오롯이 해냈다는 성취감이 정말 컸습니다. 2분만 빨랐어도 2시간 대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는데, 오히려 다음 목표가 생겨 더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초보 러너여서 스마트폰을 들고 뛰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눈으로만 담을 수 없어서 저도 모르게 사진과 영상을 찍었습니다. 또 어린아이부터 휠체어에 탄 어르신까지 골드코스트 주민이 손수 응원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제 완주에 큰 힘이 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꼭 골드코스트 마라톤에 참가해서 개인 기록을 갱신해보고 싶어요. 매일 아침 골드코스트 해변가를 뛰고, 땀 흘린 채로 바다에 바로 빠져 파도를 타고, 물에서 나와 해변에 누운 채 태닝을 하거나 책을 읽고. 낮에는 맛있는 호주식 브런치와 커피를 즐기고, 밤에는 바닷가를 거닐고 호주 와인으로 Chill-out하는 여정. 상상만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일요일에 열리는 호타 마켓(HOTA Market)에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 고기, 디저트를 맛보고 에반데일 호숫가에서 버스킹 공연도 즐기며 산책해보세요. 최고의 힐링이 됩니다.” @xookyung

“달리면서 보는 골드코스트 풍경이 인상적이었어요. 주민들이 손수 만든 팻말을 들고 나와 응원해주는 분위기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고요. 하프 마라톤 첫 출전이라 기록 욕심은 전혀 없었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와서 오히려 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전체 일정이 짧았던 탓에 골드코스트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건 많이 아쉽습니다. 마라톤 전후로 체력 관리를 하다 보니 놓친 곳들도 있어요. 다음에는 마라톤뿐 아니라 서핑이나 해양 스포츠도 꼭 해보고 싶어요. 여유 있게 일주일 이상 머물면서 아침 카페 투어도 하고, 해안 자전거 라이딩도 하면서 골드코스트를 충분히 즐겨보고 싶습니다.” @darlee01

“즐기는 러닝, 개인 기록 달성 두 가지 목표를 두고 고민했던 마라톤입니다.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1분 54초 16로 개인 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달리는 초반 태양이 떠오르는 해변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골드코스트는 마라톤도, 관광도, 음식도 최고였어요.” @wangddo

“본래 요가, 필라테스, 명상과 같은 정적인 운동을 선호하던 저에게는 심박수가 지나치게 올라가는 러닝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어요. 러닝 초보자였던 제가 2시간 대(2시간 54분 30초)로 완주할 수 있었을 만큼 하프 마라톤 코스는 평이했습니다. 8분 대를 유지하며 걷지 않고 끝까지 뛰었어요. 온도와 습도 모두 러닝에 최적화된 날씨 덕분에 달리는 내내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막상 완주하고 나니, 다른 운동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희열이 느껴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왜 러닝을 좋아하는지 골드코스트에서 알게 되었어요.” @unlimited_mineug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